찾고자 하는 책이 그 자리에 없었던 분들을 위한 작은 변명.
"찾고자 하는 책이 그 자리에 없어 난처했던 경험 있으신가요?"
서점을 방문한 분들 중 그런 일을 겪으신 분들이 간혹 계실 터다. 검색대에서 책을 찾았는데 자리에 가 보니 책이 사라져 허탈한 경험. 어떤 분은 책을 찾으러 멀리서 온 분도 계시는데, 찾는 책이 없어서 허탈한 발걸음을 하시는 분을 보며 마음에 걸린 적도 있다.
일 년에 두 번 정도 재고조사를 하면서 종종 그런 경우를 겪는다. 재고조사란, 실재고를 현장에서 파악한 후 누락된 자료가 있으면 다시 조사하는 일인데, 간혹 재고 조사를 했음에도 작년에 누락된 도서가 올해에도 찾지 못해 행방이 묘연한 경우가 종종 있다. 책을 찾았는데 그 자리에 없는 수 많은 이유 중 하나다.
어떤 경우에는 다른 손님이 책을 꺼내 읽고 있다거나 더러는 찰나의 순간에 결재하러 카운터로 직행했다거나
최악의 경우 cctv와 직원의 눈을 피해 책을 몰래 슬쩍...했다거나. 그것도 아니면 잃어버린 것일 수도있다.
책의 행방은 당사자 외엔 아무도 모르고, 그 당사자 조차도 오래 전 일을 생생히 기억을 다 할 수 없어서 위의 상황을 겪으면 직원이나 손님 입장에선 무척 난처할 수 밖에 없다. 직원은 손님께 우선 죄송하다며 납득시키는 수 밖에. 이마저도 손님 입장에선 마음이 썩 개운치는 않을 것이다.
재고조사를 이후 재조사할 리스트 시트를 받는다. 복사기에 한 장도 아닌 다섯 장이 넘어가는 리스트 안에는 제목과 재고 위치 그리고 바코드번호까지 명확히 적혀있다.시트 한 면에 많게는 스무 개 정도 누락된 재고가 있다.
재고들을 하나 둘 살펴본다. 조사 중 실수로 건너 뛴 책도 있지만, 그건 다시 하면 되는 거라 넘어간다쳐도,
아무리 찾아봐도 도저히 행방이 묘연한 책들을 모아보아도 족히 스무 권 이상이 넘곤 한다.
찾아도 나오지 않는 리스트를보며 이런 생각이 문득 든다.
저 스무 권의 책은, 자신이 원하는 책을 찾지 못한 채 돌아간 아쉬운 발걸음의 흔적들이라고.
직원의 부주의로 책과 만날 기회를 빼앗아버린 건 아닐까라는 걱정이 들면서도, 한 편으론 양심을 버린 손님이 책을 훔친 건 아닐까라는 의심이 동시에 느껴지는 것이라고.
잃어버린 책을 누구의 잘못으로 돌리기에는 증거가 불확실하다. 결국, 누군가의 부주의로 나타난 결과물이다. 누가 잘못하고 아니고를 들을 만큼 한가하지도 않다는 듯
시트는 참으로 냉정하고 정직하게 결과로 보여줄 뿐이다. 실증은 있는데 물증은 없는 상황 속에서 직원이 온전한 구원자가 되지는 못하지만, 손님에게 우리가 할 수 있는 대답은 그저 ‘미안하다.’ 는 말로 납득시킬 수 밖에 없다는 게 씁쓸하다.
앞선 질문 앞에 할 수 있는 말이라곤 그저 미안하다는 말 뿐. 누군가의 부주의로 이런 불편을 끼쳐드린 것에 시원한 답변을 드리지 못하는 게 마음에 걸린다. 양 쪽 어깨는 나날이 갈수록 무겁게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