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뜯어봐야하는 사람이 적은 일상 시.
1.
유튜브에서 김겨울 작가님께서 “시는 단어고 사진이다.” 라는 말이 생각난다.
시는 해석도, 정답도 없이 단어가 옹기종기 모여있는 것인데,
그림 속에서 낱말들이 툭 튀어나와 우리의 마음밭에 앉아 노니는 것 뿐인데.
우린 생선처럼 가시와 살과 뼈를 분해하는 젓가락이 된다.
나는 시를 시들게했다. 참혹한 빚을 졌다.
시는 하나의 스튜디오.
상상하는 풍경을
음악처럼 운율을
그저 느끼는 것.
우린 사진사가 되고 악사가 된다.
그들의 장단에 우리는 따라갈 뿐.
2.
하루종일 무슨 책이건 좋으니 어딜가서 책을 진탕 읽고 나가고 싶다. 자극으로 멍한 눈과 비어가는 곳간을 꽉꽉 채우고 싶다. 쌀과 보리와 콩으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마약에 빠져 치즈 버거 맛을 잃어버렸다.
그 후로 마약을 전부 집어 던졌다.
비어가는 곳간. 흐리멍텅한 나의 머리. 본연의 맛조차 느끼지 못할 만큼 나의 정신은 엉망이 되었다. 온전한 정신을 겨우 붙들고 있다.
양심의 외피도 깎이는 줄도 모르고 그것이 현실이라는 이름으로 여기며 나의 나태를 숨기는 중이다.
3.
'왜 나는 친구들 없이 자라지 못했나? '라는 네루다의 시구처럼, 나는 친구들 없이 자라지 않아도 오롯이 나답게 자라는 것에 집중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혼자서도 잘 해요.
혼자서도 잘 자라요.
혼자서도 잘 지내요.
혼자서도 잘 돌아다닙니다.
혼자에 익숙해질 수 없는 삶.
혼자에 길들여지고 그 삶의 패턴에 맞춰져 살게 되는 것.
반경이 나에 집중하게 된다. 타인보다 나.
개똥벌레처럼 그저 마음을 다 주어도 사랑하고 싶지만 마음뿐이라는 노래가사처럼 친구가 없는 것은, 마음을 다 주어도 누군가는 부담이라서 떠나는 것일까.
마음뿐이란 말은 변명이라 여기고 떠난 것일까. 순수했던 시절에 부른 노래는 결코 순수할 수 없는 속내가 들어있다는 것을 어른이 되어서야 알아간다.
4.
일상을 시처럼 산다면
즉각즉각 떠오르는 단어를 붙잡겠지.
체험한 순간을 떠올려 시처럼 노래할 시간을 기다리겠지.
누구에게 보여주기도 부끄럽다가도 때가 되면 꺼내어
시선을 느낄 때, 결코 시시하지는 않은 세상임을 느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