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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고싶은오리 Jan 24. 2023

글을 쓰지 않았다면
책을 읽지 않았다면 몰랐을 기쁨

의미 없다고 생각한 것들에 의미 부여하기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에게 좀 더 좋은 방향으로 아이를 키우고 싶어 도서관에 자주 갔었다.

임신과 출산 책을 시작으로 유·아동 아이 심리학책부터 놀이 방법까지 책을 읽고 어떻게 하면 아이를 더 잘 키울수 있을지 방법을 찾아 헤멨다.  책에 쓰여 있는 대로 무작정 따라 하며 실천하기도 했다. 실패한 경험도 있지만 꾸준히 실천한 결과 영어교육만큼은 좋은 결과를 얻기도 했다. 첫째가 4학년, 둘째는 2학년 때부터 꾸준히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가족 모두가 도서관에서 코로나가 터지기 전까지 책을 읽었다. 그 결과 둘째는 책을 좋아하게 되었고, 공부보다는 책을 더 즐겨 읽고, 공부하기 싫으면 책을 펼쳐 보는 아이가 되었다. 그런 아이를 위해 글쓰기를 알려 주고 싶었다. 글쓰기는 어릴 때 쓰던 일기, 아이가 태어나면서 쓴 태교 일기와 아주 짧게 쓴 성장 일기가 전부였던 나는 고민에 빠졌다. 어떻게 하면 아이에게 글쓰기를 잘 알려줄 수 있을까? 하고 검색을 시작했다. 논술 학원에서 배우는 형식에 맞춰 쓰는 글쓰기가 아닌 자기의 생각이나 감정을 느끼며 쓸 수 있는 오로지 자기 스스로 쓸 수 있는 글쓰기 수업이 필요했다.     


수많은 글쓰기 모집 광고들이 있었다. 청소년을 위한 글쓰기는 많이 없었다. 그나마 있던 청소년 글쓰기 모집 글은 마감이 된 상태가 대부분이었다. 눈에 들어온 글쓰기 모집 글방에 문을 두드렸다. 선량한 글방이었다. 아이 글쓰기가 없으면 나라도 배워서 아이에게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으로 송금을 해 버렸다. 그렇게 시작된 나의 글쓰기는 매우 유익하게 나를 변화 시켰다.      


첫 글을 쓰고 피드백을 받으면서 4편의 글을 완성 지었다. 한 달 전 글을 쓰지 않았을 때와 한 달 후 글쓰기를 시작했을 때와는 다른 삶의 변화 생겼다.     


회사에 출근하고 퇴근하기를 반복하며 집에 오면 아이들 챙기고 지극히 평범한 똑같은 일상을 살아갔었다. 나를 돌아보고 나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다들 그렇게 살아간다고 생각했기에 불만도 없었다. 다만 문득문득 반복되는 생활에 회의(懷疑)가 들 때는 가끔 있었다. 그냥 일상을 살아가야 하니 그냥 살았다고 해야 할까? 그저 주어진 삶에 충실히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글이 나에게로 들어와 감정을 생각하고, 관찰하게 했고, 마음을 들여다보게 했다. 평범한 일상에 글쓰기를 더하니 삶이 풍성해졌다.     


글쓰기를 잘하려다 보니 독서량도 늘었다. 그중 단연 최고는 슬로우리딩을 시작한 것이다. 천천히 책을 읽고 마음에 와닿는 부분 필사를 하며 짧게라도 내 생각을 적으며 책 속에 문장이 내 문장으로 찾아왔고, 그 단어들이 가슴에 오래 남겨졌다.     


함께 같은 책을 읽으며 동기부여도 되고 또 같은 문장이지만 나와 다른 생각들을 공유하며 생각의 확장이 되어 좋았다. 가장 크게 얻은 건 책을 함께 읽는 동반자가 생겼다. 아주 오래된 연인처럼 편안하고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다. 때로는 언니처럼 때로는 친구처럼 같은 관심사를 갖고 함께 소통하며 다른 생각을 공유하며 다른 관찰자의 시선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나에게 신선한 감정을 새로운 생각을 가지게 해줬다.    


꾸준히 읽는 힘이 생기게 해 줬고 꾸준히 글쓰기를 할 수 있는 편안함을 주었다.

잘 써야지 하는 부담감은 더 커졌지만,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많이 사라졌다.

꾸준히 슬로우리딩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글쓰기를 통해 여유를 찾고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결의 의미를 생각하게 되었다. 의미 없다고 생각한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게 해준 글쓰기는 삶을 제대로 감상할 줄 아는 태도로 변화하게 했다. 현재 시간을 더 잘 보낼 수 있는 기록의 기쁨을 남기게 해줬다.      


살아 있는 동안 벅차게 차오르는 기쁨보다는 “오후의 햇빛이 나뭇잎 그림자를 그리는 걸 바라보며 브람스의 실내악을 듣는 것”으로 표현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말처럼 작지만, 그 속에서 의미를 찾는 기쁨을 누리며 기록하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




본 매거진 '다섯 욕망 일곱 감정 여섯 마음'은 초고클럽 멤버들과 함께 쓰는 공공 매거진 입니다.

여섯 멤버들의 '희로애락애오욕'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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