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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아 Dec 16. 2020

엄마의 글요일

육아맘에게 글쓰기를 권함

 엄마들의 일상이 또 한번 흔들리고 있다. 서울은 연말까지 원격수업이 결정되었다. 원격수업 과정에서 엄마들이 느끼는 답답함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누군가는 자기 자식 보는 것도 힘들어한다고 비난하겠지만, 답답한 마음을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이제 일상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마음 한켠이 아리며 아련한 느낌이 든다.


코로나 시대 일상의 리듬 유지     


 이런 상황에서 글요일이 버팀목이 된다. 글요일이란 주1회 글쓰는 날을 말하는 예쁜 단어이다. 주1회라도 글요일을 보내며 차분히 생각과 감정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코로나 상황에서도 일상의 리듬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주1회 글쓰기를 시작한 것은 2019년 여름이다. 이런저런 모임을 통해 주1회 글쓰기를 6개월간 해보고는 여러 긍정적인 효과를 많이 느꼈다. 그래서 직접 블로그에서 ‘엄마의 글요일’ 모임을 모집해서 꾸준히 주1회 글을 썼다. 그전에도 글을 쓰기는 했지만 규칙적이지 않았고 내킬 때만 썼다. 주1회라는 빈도가 적은 것 같지만 주1회 지속하는 것이 1년을 이어지니 어떤 규칙성이 생긴다. 


올해는 코로나도 그렇고 이런저런 예상하지 못한 일들을 많이 겪어서 마음이 혼란스러운 날이 많았는데 글요일의 덕을 많이 보았다. 코로나 시대에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는 다른 육아맘에게 ‘엄마의 글요일’을 권하고 싶다.



나의 오티움글쓰기     


 정신과 의사 문요한 님의 <오티움>을 인상 깊게 읽었다. 책에서 소개된 바에 의하면 '오티움'은 라틴어인데 배움을 즐기는 능동적인 여가 활동을 뜻한다. 일 이외의 시간에서 그 활동 자체로 기쁨을 느낄 수 있고 점점 깊이를 갖추는 활동이라면 ‘오티움’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한다. 사람들은 오티움을 통해 내적인 기쁨을 느낄 때 진정으로 충전되며, 오티움을 통해 느낀 기쁨은 삶의 다른 부분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고 이야기 한다. 삶의 다른 부분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는 부분에서 오티움과 중독의 차이점을 알 수 있다.     


 나에게도 오티움이 있다. 바로 '글쓰기'이다. 글쓰기는 나에게 수입을 가져다주는 일은 아니지만 글을 하나 완성하는데 특별한 재미가 있어 계속하고 있다. 특히 주1회 정기적으로 글쓰기를 하면서 그 재미가 배가 되었다. 처음에는 블로그에서 글을 쓰다가 이제 브런치 작가가 되어 브런치에 글을 쓰게 되었다. 글쓰기에도 이렇게 한 단계씩 성장해나가는 기쁨이 있다. 글쓰기하며 느끼는 몰입감과 성장의 기쁨이 육아하고 살림하는 육아맘의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한 주에 하나의 글을 완성한다는 것은 한주에 하나의 생각을 매듭 짓는다는 것이다.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이 무수히 많지만, 주 1회 글쓰기 만큼은 마무리 지을 수 있으니 글쓰기는 심리적으로 든든한 지원군이 된다. 아직 오티움을 발견하지 못한 육아맘이 있다면 주1회 글쓰기를 권하고 싶다.


Pause (잠시멈춤)     


 육아맘의 일상에 Pause버튼이 필요하다. 온종일 아이만 바라보고 당장 해야 할 일을 하느라 몸을 바삐 움직이다 보면 생각할 시간이 없다. 요즘처럼 원격수업과 긴급보육으로 전면 가정보육이 시행되는 시기에는 더욱 그렇다. 주1회 글쓰기는 나의 일상에 일시정지 버튼이다. 주1회 글을 쓰면서 생각할 시간을 낸다.     


 생각은 머릿속에만 있으면 뒤엉켜버리기 일쑤이다. 생각을 끄집어내어 글로 적어보면 내 생각을 눈으로 보며 사고의 과정을 살펴볼 수 있고, 이런 과정을 통해 사고의 오류도 바로잡을 수 있다. 내가 아이를 키우며 새롭게 가지게 된 감정이 '불안감'인데, 글쓰기는 특히 이런 막연한 불안감을 다스리는데 크게 도움이 된다. 불합리한 감정에 빠져들지 않고 생각하며 살기 위해 글쓰기가 꼭 필요하다.     


 송숙희 작가님은 <내 머릿속 비우기>에서 ‘쓰기는 몸으로 하는 생각’이라고 말한다. 주1회 정기적으로 글을 쓰면 아무리 바빠도 어떻게든 시간을 내어 한주를 돌아보게 되고, 차분히 앉아 한글자 한글자 적으며 내 삶을 성찰하게 된다. 아이키우고 살림하며 매일 쓰는 것은 아무래도 어렵지만 주 1회라도 꾸준히 쓰며 생각을 정리해야겠다.     



창작자의 삶을 꿈꾸며.     


 아이들을 보면 하루종일 무언가를 만들면서 지낸다. 과자를 먹고 나서 나온 상자로, 나무블록으로, 휴지심으로, 이면지로, 그 어떤 재료든지 아이들에게는 창작의 재료가 된다. 하루종일 창작하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일이자 놀이이다. 그런 모습을 보니 나만의 무언가를 창작해내고자 하는 것은 인간이 가진 본성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창작을 한다는 것은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가장 능동적인 활동이 아닐까.     


 나 역시 늘 창작자로 살고 싶은 소망이 있었고 지금도 그렇다. 네이버 국어사전에는 창작자를 '새로운 것이나 예술 작품 따위를 창작한 사람' 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꼭 예술가가 되지 않아도 '내 것'을 만들어내는 사람이라면 창작가라고 할 수 있다. ‘엄마의 글요일’ 모임을 통해 주1회 글쓰기 습관을 이어가고 있는 것도 창작가로 살고 싶은 소망을 작게라도  이루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창작의 재료는 이미지, 동작, 음악, 글 등 무척 다양하다. 나는 30대가 되어서야 글이 창작의 재료가 됨을 깨달았고, 글쓰기가 주는 기쁨을 알게 되었다. 주1회 쓰는 것으로 목표는 작게 잡았지만 이렇게 주1회라도 내 것을 쌓아가는 기쁨이 무척 크다. 앞으로도 꾸준히 브런치에서 주1회 글요일을 보내며 창작자의 삶에 한걸음 더 가까워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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