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 있는 나날
시간은 언제나 말이없는 묵음의 흐름.
우리는 그 등을 보며 따라가지만, 한 번도 나란히 걸어본 적은 없다. 시계를 들여다볼수록 시간은 더 멀어지고, 붙잡으려 할수록 손아귀에는 공기만 남는다. 그럼에도 삶은 묘하게도, 이미 지나가 버린 날들보다 아직 남아 있는 나날을 중심으로 숨을 쉰다. 인간은 기억으로 살아가지만, 동시에 가능성으로 살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남아 있는 나날은 늘 불투명하다.
그것은 약속된 미래가 아니라, 아직 쓰이지 않은 원고지와 같다. 무엇을 적을지는 오롯이 우리의 몫이지만, 마지막 문장이 언제 찍힐지는 알 수 없다. 이 모순 속에서 인간은 불안을 배우고, 동시에 희망을 배운다. 철학자들이 말한 ‘불확실성’은 두려움의 다른 이름이 아니라, 자유의 또 다른 표현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종종 과거를 되돌아보며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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