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의 신화와 삶의 조건들
세상에 나오는 일은 대체로 평등하다.
누구나 울면서 태어나고, 누구나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은 상태로 세상에 도착한다. 출생의 순간만큼은 계급도, 언어도, 이력서도 없다. 그러나 그 평등은 오래가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거의 즉시 무너진다. 숨을 고르고 첫 울음을 그치는 사이, 어떤 아이는 보호받고 어떤 아이는 방치된다. 같은 시작선이라는 말은 그때부터 이미 은유가 된다.
사는 일은 그래서 공정하지 않다.
노력하면 보상받는다는 문장은 윤리 교과서에는 어울리지만 현실의 복도에서는 자주 미끄러진다. 운을 논하는 자들도 있지만, 그 운은 논하고 싶지 않다. 나는 운을 기대하며 살지 않는 매우 현실적인 종이기 때문이다.
같은 노력을 해도 어떤 사람은 기회를 얻고, 어떤 사람은 기회 근처에도 가지 못한다.
이것은 개인의 성실성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그런데 우리는 그 구조를 말하기보다 개인의 태도를 점검하는 데 익숙하다. 왜 더 애쓰지 않았는지, 왜 포기했는지, 왜 웃지 못했는지를 묻는다. 질문은 늘 개인을 향하고, 책임도 개인에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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