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잃은 자의 도시 생존기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나는 이미 하루를 다 사용한 사람처럼 피로했다. 방 안의 공기는 밤새 나를 지켜본 목격자처럼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고, 창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회색의 빛만을 들여보냈다. 그 빛은 따뜻하지도 차갑지도 않았으나, 이상하게도 나의 감각을 하나씩 무디게 만들었다.
나는 사물들을 느끼지 못했다. 의자의 단단함, 바닥의 차가움, 물컵의 가장자리는 모두 나에게 의미를 요구했으나, 나는 그 요구에 응답할 수 없었다. 감수성은 내 안에서 서서히 얼어붙고 있었고, 그것은 고통스럽기보다는 행정적인 절차처럼 진행되었다. 마치 나 자신이 나에게서 감정을 회수당하는 서류에 서명한 것처럼.
사람들의 말은 문장이 되지 못한 채 공중에서 부서졌다. 웃음은 규정된 소리였고, 슬픔은 허용되지 않은 반응이었다. 나는 적절한 표정을 골라 얼굴에 붙였으나, 그것이 내 것이 아니라는 사실만은 분명히 알고 있었다. 감정은 더 이상 솟아오르지 않았고, 단지 과거에 그 자리에 있었음을 증명하는 얼룩처럼 남아 있을 뿐이었다.
가끔 나는 내가 아직 살아 있다는 증거를 찾기 위해 일부러 아픔을 떠올렸다. 그러나 기억조차도 나를 배신했다. 그것들은 감정이 제거된 보고서처럼 정리되어 있었고, 어느 페이지에도 떨림은 없었다. 얼어붙은 것은 마음이 아니라, 마음이 반응하는 방식 그 자체였다. 이 상태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다만 어느 순간부터 세계가 나에게 질문을 멈추었고, 나 역시 세계에게 답하지 않게 되었다는 사실만이 남아 있다. 감수성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보관되었다. 아주 깊고 차가운 곳에, 다시 열릴 가능성 없이. 그리고 나는 오늘도 그 보관함 앞을 지나친다. 열어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은 채, 그것이 여전히 그곳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안도하면서.
네온빛이 번진다. 사람들은 움직이지만 나는 느끼지 못한다. 손끝, 입술, 심장. 모든 것이 얼음처럼 단단하게 굳었다. 술이 목구멍을 태우고, 담배 연기가 코를 찌르며, 거리의 습기와 기름 냄새가 폐 속으로 스며든다. 얼굴들은 반짝이지만, 내 시선 안에서는 투명하게 녹아내린다.기억 속 배신과 거짓말, 사라진 손길이 날카로운 얼음 조각처럼 박힌다.
나는 살아 있지만, 심장은 무감각하게 뛰고, 감각은 잿빛 안개 속에서 무너진다. 발밑의 깨진 유리와 젖은 시멘트, 스치는 바람, 먼 곳에서 울려 퍼지는 자동차 경적과 기계음. 모든 것이 내 안에서 차갑게 고요하게 부서진다. 분노, 고통, 공허가 뒤섞여 찰나처럼 튀어나오지만, 나는 그것조차 붙잡지 않고 관찰한다. 나는 투명하고, 얼어붙었고, 도시는 여전히 살아 숨 쉬지만, 내 감수성은 고요한 냉기로 굳어 버렸다. 빛나는 네온, 젖은 콘크리트, 차가운 금속, 쓸쓸한 바람. 모든 것이 내 안에서 은밀하게 반짝이며 깨져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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