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이후의 태도
타인의 말 때문에 무너져 본 사람은 안다.
상처란 결코 칼처럼 곧게 날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그것은 웃음의 탈을 쓰고 오고, 정의의 문법을 흉내 내며, 선의처럼 포장된 문장 속에 숨어 다가온다. 익명의 숨결은 차갑고, 그 차가움은 피부가 아니라 생각에 먼저 닿는다. 그렇게 스며든 말들은 어느 순간 사람의 이름을 지운다. 이름이 지워지면 얼굴도 흐려진다. 얼굴이 흐려지면, 마침내 자신이 누구였는지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가장 잔인한 폭력은 피를 요구하지 않는다. 대신 생각을 더럽히고, 밤을 갉아먹고, 잠들기 직전의 고요 속에서 증식한다.
고통은 조용하다.
그러나 그 침묵 속에서 인간은 낱낱이 드러난다. 고통은 인간을 단순히 부수지 않는다. 고통은 인간을 분해하고, 다시 배열한다. 무엇이 남고 무엇이 떨어져 나가는지, 그 잔해 위에서 누가 자기 자신으로 남는지를 묻는다. 누군가는 무너지고, 누군가는 더 깊이 뿌리내린다. 당신이 지금 힘들다면, 그것은 약해서가 아니다. 아직 완전히 꺾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처 입은 사람만이 이 싸움의 중심에 서 있다. 아무 일도 겪지 않은 사람은 이 자리에 오지 않는다.
세상에는 이유 없이 잔인한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자신이 던진 말이 어디에 꽂히는지 보지 않는다. 아니, 보지 않기로 선택한다. 그들에게 타인은 사람이 아니라 표면이다. 긁고, 더럽히고, 흔적을 남길 수 있는 얇은 막. 그들은 자신의 공허를 채우기 위해 타인의 삶을 소비한다. 그 공허는 아무리 많은 말을 던져도 채워지지 않지만, 그 사실을 인정하는 대신 더 많은 상처를 만든다. 이런 존재 앞에서 가장 위험한 선택은 이해하려 드는 것이다. 이해는 숭고할 수 있으나, 모든 것에 허락되지는 않는다. 어떤 행위는 설명될 수 있어도, 끝내 정당화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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