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한 신 앞에서, 가장 정직한 예배
자정은 다시 한 번 나를 오래전에 버린 얼굴로 데려간다. 나는 그때의 나를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 기억이 나를 먼저 알아본다.
검은 시간 속에서 가로등은 병든 별처럼 흔들리고 젖은 돌바닥 위로 언어가 아닌 빛이 지나간다.
말들은 이미 죽었고 의미만이 잔향처럼 취해 있다. 나는 눈을 감고도 본다.
보라색 열병.
푸른 독.
녹슨 감각들이
혈관을 거슬러 오른다.
이것은 꿈이 아니라, 꿈이 되기 전의 현실이다.
자정은 늘 처음인데 왜 이렇게 익숙한가.
몸은 미래에 서 있고
의식은 과거를 토한다. 시간은 직선이 아니라, 상처 난 고리다.
미드나잇 데자뷰.
한 번도 살지 않은 밤들이 나를 통해 되풀이된다.
나는 이미 끝난 것을 이제 막 시작하는 중이다.
어둠 속에 불타는 내 마음, 숲의 바람이 내 목을 감싸 안고 달빛은 피처럼 흐르고, 나는 신의 침묵을 들었다.
그 침묵은 내 머리칼 사이로 스며 속삭임처럼 내 안에서 울었다.
의심.
그 지독한 전염병이 인간을 잠식할 때
그것을 의심했어야 했다.
그 끝없는 의심이 내 가슴을 찢고,
나는 무릎을 꿇지 않았지만,
내 손은 제단 위의 바람을 움켜쥐었다.
배신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지고
강물 위로 내 눈물이 흘러
별빛이 그 위에서 터지는 것을 보았다.
모든 거짓, 모든 허망,
그것들은 내 영혼의 불꽃이 되고,
나는 신에게 묻지 않았다.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그들은 없었다.
의심은 나를 태우고, 그러나 동시에 나를 비추고 있었다. 무너진 믿음, 그러나 나는 깨달았다,
그 무엇보다 정직한 제단이 여기, 내 안에서, 흔들리는 내 심장 속에서, 의심이, 가장 정직한 예배가 되고 있었다.
나의 혼자만의 예배가
간절한 나의 기도가
그 허상의 빛으로 물든 황금신전을 붕괴시키리라.
의심은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내 안으로 스며들었다.
그것은 신의 형상을 바라보는 눈이 아니라,
내가 나를 바라보는 눈이었다.
나는 손끝으로 공기를 스치며,
어떤 결정을 내리기 전에 그 결정을 먹어 삼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의심 속에서 나는 가장 솔직했다.
내가 나에게 거짓말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 마음속에서는 질문들이 조용히 부풀었다.
왜 나는 믿음을 향해 손을 뻗는가.
왜 나는 흔들리는 빛 앞에서 떨고 있는가.
모든 것이 무너지고, 그러나 동시에 세상은 무척이나 생생하게 남아 있었다.
의심은 고요한 예배였다.
종교가 없는 자에게 기도는 아니었지만, 어쩌면 기도보다 더 정직했으니까.
나는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고, 단지 나 자신을 들여다보며 숨 쉬었다.
그리고 그 순간, 의심은 나를 비추는 거울이자,
나를 받아들이는 신성한 침묵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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