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언어의 이름은 쓰레기였다
하얀 면사포처럼 나풀나풀 거리는 옷을 입고
내가 밤새 쓴 원고를 허락도 없이 훑어보던
그녀는 무엇일까를 생각했다.
겨울의 창가 사이로
다리처럼 수놓아 있는 가로등인가.
거리의 빛처럼 불투명한 그것에 놀랐을 때쯤
이미 책상 위에
어느 요리사가 멋대로 난도질하여 내다 버린 모양의 원고를 발견했지.
순간.
절망의 시대라도 열린 듯
찢어진 원고들을 보는데 참담하더군.
다음 이어질 원고를
생각해 두고 있었던 참이었는데.
망자들이 등장할 절호의 타이밍 전에
찢겨진 원고는 뭐....
어쩔 수 없는 노릇이지.
옥상에 올라가
그 찢어진 원고를 불태웠다네.
마치 그 모습이 수호천사 같더군.
그 불타는 수호천사의 모습 같더군.
5월.
어차피 이혼할 거
결혼들은 왜 하는 거냐고
씹어대고 있었다.
벌써 5월에만
결혼식 참석이 다섯 번째라니.
누군가를 흉내 내는 원고질을 써대는
고약한 손처럼 보이는 그 예식장은
그다지 볼품이 없었다.
그저 하얗고 밝고
누런 빛이 도는 공간에
사람들이 모여 앉아
빨리 신부 등장하라고
아우성을
목소리가 아닌 가슴으로 울리고 있을 때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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