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에서 강으로, 그런 밤, 그런 언어
평범한 세상이 창밖을 지나간다.
유리창 너머에서는
자질구레한 일들이
아무 일도 아니라는 얼굴을 한 채
멈추지 않고 흘러간다.
타고 내리는 사람들,
오고 가는 사람들.
전봇대에 잠시 들러
자기만의 급한 볼일을 해결하는 개 한 마리.
짐을 내려놓는 택배차,
유난히 길게 잡힌 신호에 묶인 신호등,
바닥을 구르며 요란하게
자기 존재를 증명하는 여행가방.
겹쳐지는 여러 사람의 목소리들.
이 모든 것이
스쳐가는 일이라고
괜찮다고,
그렇게 말해 둔다.
제법 풍부한 크기의 잿빛 대기 속에서
모든 것이 질서정연해 보이는 착각마저 드는 풍경이
집으로 돌아가는 길 위에 펼쳐진다.
정돈되어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이 세계가 아직 괜찮다고
잠시 오해해도 되는 것처럼.
해가 기울 무렵,
도시는 심장처럼 뛰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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