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이불 아래 방공호

경험으로만 풀 수 있는 삶의 숙제에 대하여

by 구시안
KakaoTalk_20260208_165025811.jpg




자신을 끝내 불쾌한 인간으로

만들 수 없는 운명 앞에서,
그 고독 하나 제대로 보살필 힘조차

아직은 모자란 것 같아
쉬는 날의 오후를
저녁빛이 천천히 스며들 때까지
아무 목적 없이 흘려보내는 편이
차라리 현명하다고 여겼다.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
엘리베이터에 올라타자
낡은 조명의 빛이
기름때처럼 흐릿하게 번졌다.


나는 더 늙은 뒤에나,
혹은 기억이 닳아버린 어느 날에나
문득 찾아올지도 모를
행복 같은 것에 대해 생각했다.


언젠가는 죽음이라는 것이 기다리고 있겠지만,

어디서 죽어야 할지를 생각해 보는 일도

그리 나쁜 것은 아닌 듯했다.


그러다가 치킨 한 마리를 시켜놓고

시원한 맥주의 대가리나 따주는 것이

좋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가끔,

멍하니 네온사인 별빛이 내리는 곳에서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구시안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자각(自覺). 브런치 : + 105

657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131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550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25화모폴로지 : morpholog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