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할 수 없는 것들

함께일 수 없다는 정직

by 구시안

상생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그것들은 대개 타협의 언어를 배우지 못한 채 태어난다. 물과 불처럼 명확한 적대가 아니라, 더 음험한 방식으로 서로를 갉아먹는다. 희망과 정직, 사랑과 계산, 침묵과 해명 같은 것들이다. 이들은 한 몸에 담길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같은 방에 오래 두면 반드시 하나가 썩기 시작한다.


정직은 오래 살고 싶어 하지만, 세상은 정직에게 늘 단명할 것을 요구한다.

정직이 숨을 쉬는 동안, 성공은 산소 부족으로 비틀거린다. 그래서 사람들은 말한다. “조금만 굽히자”고. 그러나 정직은 조금도 굽혀지지 않는다. 한 번 꺾인 정직은 더 이상 정직이 아니고, 그 자리에 남는 것은 계산된 솔직함, 즉 가장 비열한 형태의 거짓말이다. 성공은 그 위에서 번성한다. 그들은 함께 웃을 수는 있지만, 함께 잠들 수는 없다.


사랑과 자유도 마찬가지다.

사랑은 소유하려 들고, 자유는 달아나려 한다. 사랑은 상대의 하루를 알고 싶어 하고, 자유는 하루를 잊히고 싶어 한다. 그래서 사랑은 질문을 늘리고, 자유는 대답을 줄인다. 이 둘이 오래 함께 있으면, 사랑은 집착으로 변질되고 자유는 방종으로 오해받는다. 결국 하나는 족쇄가 되고, 다른 하나는 변명이 된다. 사람들은 그 폐허를 보고 “현실적인 관계”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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