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자기만족 27화

감정노동자

이른 점심시간의 잔상

by 구시안

낮과 밤이 흘러가는 광대한 하루.

시계바늘마저 숨을 죽이고,

천천히 기어가는 듯하다.


수녀처럼 신선한 물이 흐르지 않는

더러운 한강.


도시라는 들판에

계절에 묻은 사람들의 얼굴과 몸짓.


회사라는 빨간 천막 안엔

서커스판의 광대들처럼

쳐 웃기만 하는 사람들.


그 흔한 거리에 수 놓인

꼴 보기 싫은

사랑과 전쟁.


지성을 지닌 괴물이 되어가는

새로운 문명을 소개하는 바보상자.


알아들을 수 없는 신성한 언어에 빠져

그것을 세상 사람들에게 전파하고 다니는

거리의 시인.


공식적이고 완벽한 단념처럼

도시가 싫어지고 있었다.




나를 향해 세상에서 손을 내밀어 주는 사람은

오로지 나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가,

누군가의 손에서 만들어진 커피 한 잔이 내게 전해졌다.

씨발... 틀렸다.

돈을 주면 세상도 내게 손을 내밀긴 내민다.

세상의 모든 것을 정의할 순 없지만,

진한 커피 한 잔에 작은 만족을 느낀다.


우월한 영혼을 가지고 있다고 착각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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