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읽는 순간, 태도는 달라진다
태도는 마음을 읽는 데서 시작된다
하루는 언제나 수많은 자극과 반응으로 가득하다.
사람의 말, 지나가는 표정, 어쩌면 아무 의미도 없었을 장면 하나까지도
내 안에 작은 파문을 남기고 사라진다.
그 파문이 쌓여 하루가 되고
하루가 쌓여 나라는 사람이 된다.
그래서 나는 적어도 하루에 한 번은
내 마음 하나만큼은 정확하게 들여다보려 한다.
누군가에게 설명하기 위해서도 아니고
누군가에게 이해받기 위해서도 아니다.
다만,
내가 나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사람들은 흔히 긍정의 힘을 말한다.
밝은 생각, 좋은 마음, 희망적인 시선.
하지만 나는 종종
부정의 힘이 더 정직하다고 느낀다.
부정은 숨기지 않는다.
슬픔은 슬픔 그대로,
외로움은 외로움 그대로
내 앞에 앉아 나를 바라본다.
그 감정들은 거창하지 않다.
특별하지도 않다.
어떤 날은 흐리고
어떤 날은 비가 오고
어떤 날은 이유 없이 바람만 분다.
내 마음도 그저 그런 날씨일 뿐이다.
그래서 나는
그 날씨를 억지로 맑게 만들려 하지 않는다.
대신
가만히 바라본다.
왜 오늘은 흐린 지
왜 지금은 이렇게 조용한지
왜 설명할 수 없는 서운함이
마음 한 구석에 앉아 있는지.
그 질문들은 대답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저 나에게 묻는 행위 자체로
이미 충분한 의미를 가진다.
나는 오래전부터
하루에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다.
어떤 날은
“조용한 날”
어떤 날은
“조금 외로운 날”
어떤 날은
“괜히 마음이 무거운 날”
이름을 붙이면
감정은 조금 더 선명해지고
선명해진 감정은
나를 조금 덜 흔들어 놓는다.
행동이 반복되면 태도가 되고
태도는 결국 내가 선택한 삶의 방식이 된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 속에서 무언가를 찾기보다는
혼자 입을 다물고 앉아 있는 시간 속에서
더 많은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말이 사라진 자리에서
생각은 더 또렷해지고
생각이 조용해진 자리에서
마음은 비로소 자신의 목소리를 낸다.
나는 그 목소리를
오래 들으려고 한다.
어떤 감정들은
말로 꺼내는 순간
오해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종종
설명보다는 침묵을 선택한다.
쌓여서 오해가 될 말이라면
차라리
내 안에서 조용히 지나가도록 두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날이 많아졌다.
서운함이라는 감정은
아주 이상하다.
처음에는 작게 시작하지만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어지는 순간
갑자기 커진다.
마치
문을 두드리는 소리처럼.
하지만 나는 그 문을
자주 열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이해하기 위해서
그 감정을 잠시 안쪽에 두는 것이다.
그렇게 혼자 앉아 있는 시간 속에서
내가 찾고 있던 많은 것들이
사실은 사람들 사이가 아니라
침묵 속에 있었다는 것을.
그리고 그 침묵 속에서
나는 아주 조용하게
나 자신과 대화를 시작한다.
오늘의 나는 어떤 사람인지.
어떤 감정이 나를 지나갔는지.
그리고 내일의 나는
어떤 마음으로
다시 하루를 시작하게 될지.
아마도
이 시간은 계속 필요할 것이다.
세상이 아무리 시끄러워도
내 마음 하나만큼은
내가 이해하고
내가 보살피기 위해서.
나는 오늘
내 마음의 기압을 재본다.
보이지 않는 바늘 하나가
어딘가를 가리키고 있고
그 방향으로
나의 하루가 기울어지고 있다.
태도는 생각보다 조용하다.
큰 결심이나
도덕 같은 얼굴을 하고 오지 않는다.
대신
어느 골목의 바람처럼
내 안을 스쳐 지나가며
어떤 표정을 남긴다.
사람들은
세상을 읽는 법을 배우지만
나는 가끔
내 마음의 문장을 읽지 못한 채
하루를 통째로 흘려보내곤 한다.
그래서 나는 멈춘다.
도시의 소음이
유리컵 속 물처럼 흔들릴 때
나는 내 안에서
아직 이름이 붙지 않은 감정 하나를 발견한다.
그 감정은
비도 아니고
햇빛도 아니며
아직 태어나지 않은 날씨다.
나는 그 날씨를 만져본다.
손끝에 닿는 온도,
눈꺼풀 뒤에 번지는 색,
말이 되지 못한 채
천천히 떠다니는 생각의 조각들.
그때 알게 된다.
태도는
세상을 향해 세우는 깃발이 아니라
내 마음의 언어를
처음으로 읽어내는
조용한 감각이라는 것을.
내가 나를 읽는 순간
어떤 방향이 생긴다.
어떤 침묵이 생기고
어떤 말이 사라진다.
그리고 그 빈자리에서
하루가 조금 다르게 흐른다.
나는 오늘도
내 마음의 문장을 더듬는다.
번역되지 않은 감정들과
빛바랜 생각들 사이에서
어떤 태도가 태어나고 있다.
태도를 선택하는 핵심은
내 마음 하나를 읽는 감각이다.
나는 이것만큼은
놓치지 않으려 노력하며 살아간다.
마치
아직 지도에 없는 강이
조용히 흐르기 시작하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