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과 밤 사이, 가벼워지는 존재
한낮의 저렸던 손을 주무르며 앉아
잠시, 가만히 자리하고 있다.
황금의 연설처럼
*조소(嘲笑)하는 듯한 낮은 끝이 났다.
말없는 이들이 이유 없이 사과를 먹고
남쪽은 타오르는 손님들로 줄을 서 있었다.
산들바람에 방랑하는 신발들을 구경하며 일을 하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먼지를 먼지에게 짝지어 주는 일상에 바람만 불었다.
나는 더 가벼워진다.
이방인들 앞에서 노래를 할 만큼은 아니더라도, 사랑 노래 하나쯤은 알고 있기 때문에, 내 봄이 끝날 때까지
가장 가벼운 나무로 만든 시계를 차고, 꿈속의 침대처럼 물결치며 에워싸는 모든 것이 가볍다.
시각 없이 시각을 알리는 타종처럼
반짝거리는 궤짝 속에 자리하여
탐욕스러운 물속으로 떠다니는
부산물들을 바라보다가
사람들의 거리에 금이 가는 것을 보고
밤이 오고 있음을 알아 챈다.
낮에 떠있던 맑은 구름에게 영광을
긴팔이 반팔로 바뀌는 희귀한 광경을
보여주는 계절에게 영광을 돌리면서.
천천히 돌아가는 바퀴를 위해서가 아니라면, 나를 위해, 자기만족을 위해 살아가는 한 평생도 나쁘지는 않다고, 소소하고 소박하게 흘러가는 시각을 탓하지 않기로 한다.
가장 환하게 저녁을 밝히는 머리칼들이 타들어가는 광장을 지나 집으로 돌아와 멍하니 앉아 음악을 듣고, 담배 한 대에 마음을 비우는 일도 마지막인 것처럼 홀짝거리며 밤은 아침과 함께 시작하는 시간이 올 때를 기다리며 , 하고 싶은 대로 몸을 쓴다. 머리는 아직 비워둔 채로.
선잠이 든 태양은 아침이 오기로 한 시간 전에 다시 내 짧은 머리칼을 물들여올 것이다. 밤에 자란 어떠한 욕망 하나 가 함께 일지도 모르고, 깊이 잠 들 수록 태양은 더욱 푸르를 것을 알게 되었기에, 하루라는 이름의 배에 승선해 꿈으로 했던 놀이가 현실이 되길 바랄지도 모른다.
그렇게
태양은
나를 유혹한다.
이제는 시간의 흰머리를 흔들 시간이다.
잠의 지붕들에 의해 시끄럽게 맹세하는 것들은 사라지고, 제 별에 기꺼이 맡기는 일을 하며, 꿈을 꾸는 것이다. 심장은 물속의 사다리를 내려놓고, 그들을 부를 것이다. 그렇게 시간의 흰머리를 흔든다.
한밤중의 낮이
한 번도 존재하지 않았던 것을 알기라도 하듯
시간은 껍데기 속으로 돌아간다.
*조소(嘲笑): 비웃다. 비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