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음식을 먹지 않는다
잠시 햇살을 마신다.
유리잔들이 노래하고
입들이 낮은음(音)으로
식탁 위에 서 있다.
다 마셔버리라는 혼잣말을 속으로 되새김질하며, 낮에 모여든 목마른 늑대 인간들을 마주한다. 낮이 아닌 낮에 밤이 아닌 밤에 언어들이 쏟아진다. 언어의 빚줄기들이 식탁에 얼룩진다. 반환이 청구되지 않은 정신이 타오른다. 살아 있는, 완전한 영혼처럼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것만 같은, 흔들리지 않는 정신을 부여잡고 서 있다.
무엇이 저들을 보이지 않으나 존재하는 손이 정의로움의 모래 얼굴을 조각하였는지는 모른다. 음식을 시험하는 저들의 입술은 세월을 먹는다. 하얀 큰 깃발 휘두르듯 식탁보를 덮고, 타버린 형상 속에서 무한의 물통을 배달하며, 비밀이 없는 무성한 담배밭을 지나, 그런 다음 잠시 앉아 숨을 돌리며 파란 하늘을 바라본다.
정오에 빌려주었던 공간을 짐승들이 채운다.
다양한 순환을 바라보며
멀리서 온 자들과
가까이 사는 자들의 식사하는 방법을 지켜본다.
밤을 얻고
설탕을 달여 마신 그들의 입에는
좀 더 많음과
좀 더 적음에서
잔은 텅 빈 빛을 가득 채웠다.
시간은 어제 삐걱거리는 소리를
들었던 무엇처럼
여기에서 쫓아가는
마치 내가 아직 눈멀지 않은 것처럼
한 걸음에 그들에게 다가가
몇 번이고 무엇을 먹을 것인지를 묻는다.
내 걸음이 수놓는 걸음의 빛 흔적을 남긴다.
검은 광채로 주름진 이마를 가리고
긴 편지가 아닌
짧은 인사와 짧은 편지를 전하는
전령처럼.
빵과 희망을
나락 속 날개들을
내 교만의 가면을 쓰고
생각의 전쟁터에서
짧은 이별의 눈을 하고
죽은 맹세들이 새겨진 칠판을 지워가며
노동의 세계에 갇혀 있다.
내 동경의 검은 가장자리에 서서
4월의 짧은 머리칼을 하고
아직은 여름이 아니라는 혼잣말을 되뇌며
수염들과 고기를 써는 나이프 사이에
누워 있다.
느슨한
심장을 느끼며
보이지 않는 입김을 내뿜으며
하늘의 둥지를 또 한 번 바라보다가
식탁의 옷을 벗기고
물을 채우고
나 자신이 쓴 것보다
더 쓴맛은 없다는 미각을 갖고
꿈의 스쳐가는 빛을 바라보며
취한 식탁들을 바라본다.
내 생각 곁에
미래의 사람들은
다시 자리하고
그들이 쏟아부은 것은
음식이 아니라 언어
입에 맞지 않은 말들이
어둠처럼 떠다닌다.
한낮의 나는 누군가의 그림자처럼
자리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보게 되면서.
포옹하지 않고
인사는 하나
반갑지 않은
빛을 끌 수 없는 빛이 비친 시간에
주위에 있는 나날에 엮어 들어간다
숨겨진 우글거리는 것들과
피할 수 없는 사람들을 마주한다.
아침과
정오와
저녁을
그리고 다시 찾아올 밤을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