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5.
서울엔 봄비가 내렸습니다.
봄에 내리는 비라 그런지 내리는 모습도 부드럽습니다.
마치 물뿌리개에서 졸졸 흘러나오는 약한 물줄기처럼.
거실 테이블에 앉아 빗방울이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있으니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사 온 집 창문은 방음이 잘 안 되는구먼?!'
이상하게 베란다 넘어 거실까지 빗물소리가 들리는 것이
어디 집에 물이 새는 곳이 있는가 의심하게 만들었습니다.
'창문이 빛만 잘 통과시키면 되지, 소리까지 잘 전달시키면 별론데..'라는 생각과
함께 작은 호기심도 찾아왔습니다.
'봄빛이라는 것도 있을까요?'
봄비처럼 봄에 처음 내리는 비를 봄비라고 한다면,
봄에 처음 내리는 빛을 봄빛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데 계절이라는 건 그러데이션처럼 찾아오기 마련이라
어떤 빛이 봄에 처음 내리는 빛이라 콕 집어 얘기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봄빛을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봄날처럼 다가온 빛'
혹독한 겨울 같은 시기를 보내는 사람에게
누군가, 무언가 봄날처럼 따스하게 다가올 때
그 빛과 같은 존재가 봄빛이라 믿고 싶습니다.
봄빛.
물론 봄빛을 만날 일이 없는 게 가장 좋겠지요.
하지만 아직 겨울을 지내고 있으신 분이라면, 얼른 만날 수 있길 바랍니다.
아무리 짙은 어둠이라도 빛을 이길 수는 없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