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는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져버린 오해가 생겼다.
서로의 틈을 메워보려는 노력은
깊어진 오해를 풀기엔 역부족이고
우리는 슬슬 지쳐가고 있다.
그렇게,
작열하는 불꽃같던 우리의 시간은
타버리고 남은 한 줌 재를 지켜보듯
허무함만 가득해지고 있다.
이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열 번을 넘어져도
일어나 버티는 것을 사랑이라 생각했고,
다시금 넘어져도 이것을 사랑이라 되뇌었다.
넘어짐에 익숙한 순간들을 견디다 보니
이것이 사랑이 아님을 알면서도
애써 부정하며
그렇게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돌이킬 수 없음에 더욱 갈증이 났고
돌이킬 수 없기에 더욱 아쉬웠던 시간이
그렇게 계속 나를 찾아왔다.
오늘 문득
벚꽃 화사했던
호숫가를 걷던 기억이,
피할 수 없는 현실과
부정하고 싶은 현재가 함께인 지금이,
그렇게 나는
아쉽고 또 아쉽지만
달리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오해의 골을 파내려가
되돌리려고 할 때마다
우리는 조금씩 물러나게 됐다.
더 나은 관계를 위한 노력은
이상하게도 안 좋은 쪽으로 흘러갔다.
답답함이 머리끝까지 올랐지만
가만히 있는 것이 더 평화로웠다.
감정이 앞서기 때문일까,
이제는 더 이상 인연이 아니었던 것일까,
네가 조금만 더 버텨준다면 좋으련만
지쳐가는 네 모습에 자신감을 잃는다.
부디 거세게 몰아치는 폭풍이기를,
누구나 겪는 고통 중 하나 이기를,
먼 훗날 바라보면 아무 것도 아닌 흐름이기를
달리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기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