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다담을 시작한 지, 벌써 7개월이 되었습니다. 당초 월1회 실시하려고 하였으나, 그 정규 도담다담 사이의 시일에도 이러저러하게 동덕들이 함께하여 좋은 이야기들을 나누고있습니다. '도담다담' 뒤의 번호 앞부분은 월별 회차, '대시(-) 뒤의 번호는 그 사이에 진행된 도담다담(번개)의 회차를 표시합니다.
이날 봉독한 경전, 교훈가의 마지막 구절에서 "너희 역시 사람이면 생각고 생각할까"라고 간곡하게 당부하신 수운 대신사의 심정을 헤아리고, "나는 도시 믿지 말고 한울님을 믿었어라. 네 몸에 모셨으니 사근취원 하단 말가"라는 가르침에 따라 성심으로 수도를 하면 우선 스스로 도의 즐거움을 알게 되고, 주위 사람들이 천도교 신앙하는 사람의 기운에 감화되어 입도하거나, 자신도 수도자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는 것을 여러 사례들 - 특히 부산 예술전문대학에 봉직하면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종교 수업과 천도교 지도(학생동아리)를 하던 사례를 들어서 말씀하였습니다.
이날은 "천도교서울교구 설립 기념일"입니다. 1911년 4월 21일, 한성교구로 시작한 지 112주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이날을 기념하며 윤태원 교구장이 기념사를 하였고, 마침 올해 새롭게 구성된 서울교구 임원을 발표하며 도첩을 수여하였고, 교구 발전에 이바지하신 교인 중에 김경규, 김정숙 두분에게 공로패를 수여하였습니다. 기념식 후에는 서울교구 합창단의 기념공연이 진행되었습니다.
기념식 후에는, 실로 2년여 만에 처음으로 전체 교인들이 함께 점심식사를 하였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조치에 따른 것입니다. 오늘(월요일)부터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거의 전면적으로 해제됩니다. 바야흐로 '코로나 이후'가 시작됩니다. 우리가 코로나 팬데믹 내내 약속(?)했던 대로, 이전과는 달라진 세계 - 이전과는 달라진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요?
"시천주 신앙과 수도"를 화두로 이야기를 시작하였는데, 첫 번째 질문이 수도의 요체는 주문 수련인데, "주문"이라는 말에 대해 현대인들이 거부감을 느끼는 세태 속에서, 이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곤혹스러울 때가 많다."는 것입니다.
천도교(동학)를 공부하는 모임이 많아지고 있지만, 교리만으로 설명하는 데는 한계가 있고, 동학의 철학이나 사상 면에 대해서는 (동학-천도교를 공부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이미 세상 사람들이 천도교인보다 더 잘 이해(?)하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도 질문 속에 함께 녹아 있었습니다.
주문이라고 하면 '무속신앙'을 떠올리고, 또 강령 체험 등도 무속신앙의 '접신 체험'과 유사하기에, 많은 사람들이 거부감과 두려움까지 느낀다는 것입니다.
김춘성 선도사는 설교 시간에도 이야기하였던바, 동학-천도교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하는 젊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천도교 의식을 진행하고, 주문에 대해서 가르쳐야 했던 당시의 곤혹스런 상황, 그리고 그것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서 많은 학생들의 공감을 자아내고, 또 입도까지 시켰던 사례를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김춘성 선도사의 말씀의 요지는 '상대방(학생)의 눈높이에 맞추어서 질문을 던지고 대답을 유도하는 방식, 달리 말하면 청중의 적극성과 능동성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진행함으로써 주문 등에 대한 거부감을 해소해 나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절하기'와 같은 '단순(?)하면서도 시천주의 진리를 온몸으로 표현하는 몸가짐과 언행'을 통해서 천도교의 진리(시천주)의 실상을 몸소 체행하고 모범으로 보여주는 것이 용어가 가진 선입견을 해소하는 길이라는 것도 말씀해 주었습니다.
또 제자(학생에서 천도교인으로 입도한 분) 중 한 사람이 부모가 되어 4, 5세 된 자녀에게 주문을 가르쳐 주면서 '암호 놀이' 개념을 도입한 사례도 말씀해 주었습니다. 4, 5세 경에 어린이 집에 가게 된 자녀에게 그 어머니(김춘성 선도사의 제자)는 "내가 항상 너의 곁에 있지 않을 때가 많아. 그럴 때는 한울님이 너를 지켜 주시는데, 그 암호가 '지기금지 - 원위대강 - 시천주 - 조화정 - 영세불망 - 만사지'야"라고 하고, 한 구절씩 서로 주고 받는 '암호 놀이'로써 주문을 거부감 없이 접하게 하고, 초보적이나마 주문과 한울님 - 부모님의 관계에 대해서 설명해 주었더니, 아이가 아주 재미있어 하면서 이를 수용하고, 자기가 능동적으로 활용까지(엄마 아빠의 길을 막고 '암호-주문'을 말하면 비켜 주기)하면서 즐거운 놀이로 활요하면서 일상에서 주문을 생활화(?)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주문의 원리를 오늘날의 과학, 철학 용어로 풀어서 '떨림 - 울림 - 열림'이라는 현대적인 용어(심리학, 철학)으로 풀어준 종교학자의 사례도 언급해 주었습니다.
반면에, 천도교인 중에서 '방만한 현송 수련]소리를 마구 지름, 목청껏 소리를 높여서 상대방을 압도하려고 듦 - 본인으로서는 상대방(초심자나 외부인)에게 '천도교인의 기(운)'를 불어 넣어 주겠다는 갸륵한 마음으로 -]의 방식이 오히려 외부인들의 거부감을 자아냈던 사례도 몇 가지로 전해 주었습니다.
이어진 자유 토론에서는 천도교 (수도 관련) 용어의 현대화, 수련의 현대화와 표준화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와 이러한 수도법(송주법, 수도의 단계) 등에 대해서 현기사에서 엄정하게 정립하여 이것을 표준으로 제시하고, 모든 수도원, 교구, 도가, 도인들이 이를 기본으로 하여 수도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데 이구동성으로 동감하였습니다.
한편, 이러한 현기사(중앙총부)의 제 역할을 기대하며 도담다담에서나 '천도교수도공부모임'(개벽라키비움)에서 초안(의견)을 마련하여 현기사에 제출하여 검토하게 하는 방안도 제안되었습니다. 수도는 내가 내 공부를 하는 일인 만큼, 남(총부, 현기사)이 해주기만을 기다릴 문제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천도교단에 입문(입교)하여 동덕의 길을 걷는 입장에서는 규모일치 또한 대단히 중요한 일이므로, 끊임없이 총부에 이 문제의 원만한 전척을 기대하고, 요구하는 일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도 재차 확인하였습니다.
1시간 30분 시간이, 순식간에 흘러갔습니다. 이야기할 여력은 충분히 더 있었으나, 다음을 기약하며 도담다담을 마무리하였습니다.
다음 시일(4월 24일)에도 도담다담이 이어집니다. 곧 다가오는 "어린이날 제정 100주년 - 어린이운동/사업의 현황과 비전"을 주제로, 이재선 천도교청년회회장님을 이야기 손님으로 모시고 진행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