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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걸음 Apr 11. 2022

도담다담 6-3 . 한울님의 말씀

천도교의 수행, 천어

천도교중앙대교당 4월 둘째 시일식(서울교구 시일식)은 교회의절에 따라 정보택 경리부장 집례, 정성택 선도사의 경전봉독 (교훈가 5-7절) 중암 라명재 송탄교구장의 <천도교의 수행, 천어(天語)>라는 제하의 설교로 진행되었습니다. 설교 내용은 천도교의 수도 과정에서 경험하게 되는, 또는 경험하고 싶어하는 '강화지교(降話之敎)' 즉 천어의 의미를 경전 속의 여러 가르침을 통해 말씀하신 것입니다.


천도교(동학)에서 천어의 원형은 경신년(19860)년 수운 최제우 선생이 한울님의 말씀을 듣고, 문답을 주고받는 것입니다.(天師問答) 이러한 '천어를 들음'과 같은 체험을 일컬어 일반적으로(종교학) '신비체험' 또는 '종교체험'이라고 말합니다.


라명재 교구장은 이러한 '천어 들음'은 수운 선생뿐만 아니라 뛰어난 종교적 스승들은 거의 빠짐없이 경험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다른 종교에서는 이러한 '천어 들음'이라는 종교체험이 대단히, 매우 이례적인 데 반하여, 시천주의 진리를 가르치는 천도교에서는 이것이 보다 더 일상적이며, 쉬운(?) 종교체험 과정이라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이러한 '천어 들음'의 행위는 '무속적인 것'이거나 '미친 사람(의 헛소리)'으로 치부되기 십상이라는 점도 말하면서, 천도교의 '천어 들음'은 결코 '무속'의 신내림이나 '미친 소리'가 아니라, 신앙에 의하거나 합리적인 시비판단에 의하거나 충분히 납득하고, 또 실제로 체험할 수 있음을 여러 사례를 들어 이야기하였습니다.


천어는 크게 내유강화지교로서의 천어(내면적 소리)와 외유접령지기로서의 천어(밖에서 실제로 들려오는 소리)가 있으나, 종국에 이르러서는 한울님 마음(바른 마음, 인욕이 제거된 본래 마음)으로 들을 때는 새소리조차 천어일 수 있으며, 인욕에 사로잡혀 천어를 듣고자 한다면, 혹은 듣는다면 그것은 자기의 사사로운 마음이 지어낸 소리일 뿐이라는 큰 원리를 말씀하였습니다.


천도교인은 특별수련(주문수련)이나 일상수련을 통하여 언제나 한울님의 가르침을 들으며 생활할 수 있는 기본 요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울님 말씀을 듣느냐, 그리고 그것으로써 내 삶을 더욱 가치있게 영위하느냐 하지 못하느냐는 얼마나 바른 마음(을 갖추도록 수련하여)을 갖추느냐, 그리고 천어를 분별할 수 있는 천심을 발휘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합니다. 천어를 들을 줄 아는 사람이라면, 드라마 속 대사나, 길을 가다가 얻어 듣는 어린이아의 말 속에서도 천어를 들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단지 합리적으로 천어를 설명하는 말이 아니라, 해월 최시형 선생의 여러 법설이나 교회 역사에 전하는 어록 등을 통해 볼 때는 수운 대신사 시기의 사례에서도 충분히 입증된다는 점을 이야기하였습니다.


'천어를 들음' '한울님 말씀 속에서 살아감'이야말로, 천도교 신앙과 수도(수행)의 보람 중 중요한 요소임은 틀림이 없을 것입니다.


(아래는 이날 설교의 원고입니다.)


*     *     *


오후 2시부터는 라명재 교구장을 모시고, 개벽하는사람들의 <번개-도담다담>을 진행하였습니다. 몇분이 처음 접속을 하려 하였으나, 시스템에 익숙지 못하여 끝내 동참하지는 못하였습니다만, 지구인문학연구소에서 세 분, 줌으로 두 분이 참석하여 다섯 사람이 심도 있는 이야기를 1시간 30분 동안 진행하였습니다. (저는 라명재 교구장과 점심식사를 함께하고, 오후 1시부터 지구인문학연구소에서 도담을 시작하여서, 결국 2시간 30분 동안 도담을 계속한 셈이 되었습니다. 그 사이의 여러 가지 이야기는 생략)


설교에 대한 후속담으로서, 천도교의 천어의 성격에 대하여, 수운 최제우 선생조차, 득도/각도 초기에는 밖으로부터 들려오던 한울님 말씀이 수이련지(修而煉之)를 거듭하는 동안 점점 내면의 소리임이 분명해졌으며, 종국에 가서는 (내면의 소리로서의) 천어=강화의 가르침마저 들리지 않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오늘 우리 시대의 '천어'의 기본 수준은 바로 수운 대신사의 최후의 천어(들리지 않음)에서부터 출발하고 있다는 점이 추가로 이야기되었습니다.


유원진(춘천교구 감사장) 동덕은 "'천어 들음'은 중요한 수도 과정의 체험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러한 '천어 들음'을 통해 삶의 질이나 양식이 크게 변모된 사람이 분명하게 드러나고, 그의 삶으로서 천어의 효능이 증명되어야만 천도교 포덕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문제제기를 해 주었습니다.


라명재 교구장은 중요한 지적이라고 동감하면서, 이를 위해서는 '천어의 이치/원리'에 대한 이해와 학습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추가로 언급하였습니다.


저는 '천어 들음'이 최종의 목표이거나 최고의 목표로 설정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는 점을 이야기하였고, 현대 사회에서 일반 대중에게 쉽게(?) 다가가기 쉽지 않은 수도의 단계 이전에 '수도(수행)로서의 심고법'과 같이 좀더 일상적이고, 현대적(?, cf.명상)인 수도법이라는 1단계와, 주문을 통한 맹수련의 2단계를 잠정적으로 구분하여 교인 또는 신입교인을 지도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밝혔습니다.


이야기는 좀더 범위를 넓혀서, 수도와 더불어 중요한 '교회 의절', 특히 그중에서도 '향아설위법'의 제사법에 대한 교회적(도가) 규모일치의 방안,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습니다. 규범이 있음에도 그것을 해석하는 방법이 제각각이거나, 이에 대한 중앙(총부나 현기사 또는 최종 권위를 가진 교회 기구)의 판단이 유보, 회피되고 있음 혹은 규범으로서의 의의를 지니지 못할 정도로 느슨하게 유지되고 있음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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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담다담의 향후 발전 / 세분화 / 단계화 등에 대한 이야기와 더불어, 도담다담의 1차적인 목표가 '경청'에 있음, 천도교단에서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는 '창조적 행위'인 '설교(내용, 원고)'의 재발견과 모심에 있음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였습니다.

그러한 '경청'과 '재발견'의 연장선상에서 '신인간 읽기'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였습니다.

또한 '공부하는 천도교인'으로서의 (도담의 세분화의 일환으로) 동학-천도교 관련 단행본이나 논문 찾아 함께 읽기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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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략적으로 정리한 이 기록은 이날 이야기된 내용의 1/3 정도만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되시는 분은 매 시일 오후 2시에 진행되는 도담다담에 함께하시면, 더 깊은 도의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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