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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걸음 May 01. 2022

100년 만의 4월 그믐날 밤

어린이날 제정 100주년 기념 - 전야제


2022 어린이 문학주간 어린이날 100주년 기념사업 - “어린이가 행복한 나라”

어린이날 제정 100주년 기념 - 전야제 “4월 그믐날 밤”

(*이 글은 기념사업회에서 배포한 '보도자료'를 일부 수정한 것입니다.)



4월 그믐날(4월 30일) 저녁 7시 30분부터, 천도교중앙대교당 앞마당에서 “어린이날 제정100주년 기념 전야제 - 4월 그믐날 밤” 행사가 개최되었다. 천도교중앙총부-어린이날제정100주년기념사업회가 주관하는 이 행사는 <2022 어린이 문학주간>(문화예술위원회 주최, 아르코) 개막식 행사를 겸한 것으로, 5월 1일, 어린이날 제정 100주년을 앞두고, 어린이 문학예술 종사자와 문화운동 단체 대표들이 방정환의 어린이운동 정신을 계승하여 올 한 해 다채로운 어린이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새로운 100년의 어린이운동을 준비하는 약속의 장으로 진행되었다.


천도교중앙대교당은 1922년 5월 1일 첫 어린이날 행사가 열린 장소이다. 이날을 앞둔 전야제 ‘4월 그믐날 밤’은 방정환의 대표 동화인 ‘4월 그믐날 밤’을 그대로 행사명으로 하여, 내일로 다가온 어린이날 제정 10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가 되었다. 우리나라 ‘어린이날’은 1919년 3.1운동을 계기로 소파 방정환 선생이 어린이들에게 민족정신을 일깨워 주고 억압받는 어린이를 해방하자는 취지로 1922년 5월 1일 ‘첫 어린이날 행사’를 한 것을 기점으로 삼는다. 그동안 1923년 5월 1일로 알려진 어린이날은 그보다 한 해 앞선 1922년으로 기점으로 삼는 것이 옳다는 것이 지난 몇 년 동안 지속되어 온 학술 연구 결과로 밝혀지게 되었으며, 이날 행사로서, 그 기점을 역사적으로 학술적으로 그리고 실제 행사를 통해 정립하는 계기가 되었다. 


2. 

전야제 공연 시작을 알리는 팡파르가 울리고 먼저 역사청소년합창단의 무대가 열렸다. 방정환 선생의 시에 곡을 붙인 노래 <눈>, <잘가라 열 다섯살>, <가을밤> 등 세 곡과 방정환의 삶과 정신을 다룬 <방정환>을 불렀다. 

이어 의식 순서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주최) 박종관 위원장은 "100년 전 훌륭한 어르신께서 ‘어린이’라는 말을 만드시고 ‘어린이’라는 귀한 세대를 기념하는 어린이의 말을 만든 그 자리에서 천도교중앙총부가 중심에 서고 여러 단체의 후원과 100여 개의 어린이 단체가 경계를 허물고 이 행사를 준비했"다고 행사 취지를 밝히고, "어린이날은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이 가장 먼저 선보인 날인 만큼 그 숭고하고 아름다운 가치를 위해 100년 전 오늘 소파 방정환 선생님이 첫 어린이날을 제정했던 그 의미가 한데 어우러진 축제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상종 천도교령은 인사말을 통해, "천도교의 시천주 정신과 해월 최시형 신사의 '어린아이도 한울님을 모셨으니 어린아이를 때리는 것은 한울님을 때리는 것'이라는 정신에 따라 방정환 선생님을 중심으로 1922년 5월 1일 어린이날이 탄생"하였다 회고하고, 어린이가 인격적으로 존중받고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업적을 남긴 방정환 선생을 기억하며 오늘의 어른들이 어린이날 제정의 뜻을 기리고 다시 이 시대의 방정환이 되어 어린이가 행복한 나라를 만들고 어린이가 행복한 나라의 어른이 될 것을 다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 황희 장관은 축하영상을 통해 "방정환 선생이 어린이운동을 전개하며 ‘10년 후의 조선을 생각하라’고 말씀하셨듯이 열 번의 10년이 지난 오늘, 우리 어린이들은 평등하고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받으며 한국 미래의 주역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고 밝히고, "어린이가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어서 방정환 선생의 돈독한 동지였으며 <짝짜꿍>, <졸업식노래> 등 많은 동요를 지은 정순철 선생의 장남 정문화(정순철의 장남) 옹은 축하 영상에서를 통해 축하인사를 전했다. 올해로 97세를 맞이한 정문화 옹은 아버지 정순철 선생의 생전 활동에 대해 회상하며 "저는 우리 어린이들의 영원한 아버지, 선생님이신 정순철 씨의 장남 정문화입니다. 어린이날이라고 하면 세상이 살기 좋고 편안하고 행복한 그런 날로 느낍니다. 여러분 잘 지내시고 영원히 어린이날을 즐겨주세요"라고 말하여, 관객들에게 큰 감동과 짙은 여운을 남겼다.

 

이어 도종환 국회의원이 직접 등단하여 "수운 선생님과 해월 선생님의 사상을 바탕으로 어린이 가슴 속에 한울님이 있다고, 어린이의 존재를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으로 ‘어린이’라는 말을 만들고 100년 전 5월 1일, ‘어린이의 날’ 2만 1천매의 선전물을 돌리면서 어린이날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리기 시작했던 어린이 운동의 의미를 되새기고 이어가기를 바란다"고 밝히며, "1923년에는 천도교소년회, 불교소년회, 대한소년단이 모여 더욱 조직적으로 어린이날 행사를 열고 잡지를 만들어 어린이들에게 읽을거리를 제공하고 어린이 독자투고란에 소년 문예가들이 동시를 투고하면 곡을 붙여 동요를 만들어 온 국민이 불렀던 100년 전의 어린이 날의 의미와 함께 독자투고란에 동시를 투고한 최순애, 이원수, 윤석중 등의 소년들이 오빠생각, 오뚜기, 고향의 봄 등의 동시를 투고하여 우리나라 아동문학이 시작되었음"을 강조했다. 이어 방정환 선생을 비롯한 정순철, 윤극영 등의 일본 유학을 함께했던 인물들이 또 <색동회>라는 어린이운동 단체를 만들어 인적, 물적 토대가 된 자랑스러운 역사임을 강조하며, 100년 전 어린이날을 제정하며 거리에서 배포했던 선전물의 내용을 낭독했다.



이어 천도교중앙대교당 전면에 미디어파사드를 투사하여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하였다. 천도교중앙대교당 전면에 새싹이 피어오르고 새순이 돋아나고 나무가 자라나듯 100년의 역사를 보여주며 방정환 선생의 얼굴이 떠오르며 또다시 100년의 새 역사가 출발하는 듯 나무가 길게 뻗어 어깨를 걸고 우뚝 솟아올랐다. 천도교중앙교당은 천도교의 대표적인 종교 건축물의 의미에 더하여 3.1운동의 실질적인 진원지라는 의미에 이어, 이날 행사로 ‘어린이날 발상지이자 어린이운동의 성지’의 의미를 새롭게 각인시키게 되었다. 


다음으로 방정환연구소 장정희 소장이, 어린이날 100주년의 의미를 소개하였다. 장 소장은 “어린이날이 100주년을 맞이하게 된 것은 기쁜 일이지만, 이 기쁨은 지난 100년 동안 시련 속에서 어린이날을 만들고, 이를 지켜낸 고난의 결과”라고 말문을 연 뒤 1922년 5월 1일 첫 번째 어린이날 탄생하지 못할 뻔했던 일화를 소개하며 100년 전 방정환 선생의 뜻을 이어받아 어린이를 위해 일하고 어린이를 위해 생각하고 어린이와 함께 놀자는 날로 100년을 기뻐하자며 인사말을 마쳤다. 


이날 공연에 참여한 역사청소년합창단 김봄 학생은 “어린이날 100주년을 맞아 저희 합창단이 방정환 선생님의 시에 곡을 붙여 만든 곡을 노래하게 되었습니다. 일곱 살 때부터 합창단 활동을 하고 있는데, 선배들부터 지금 저희들까지 어린이날마다 어린이날을 기념하는 노래를 부르게 되어서 기쁘고 특히 어린이날 100주년을 맞이하여 방정환 선생님이 어린이를 사랑하는 마음을 노래하게 되어 행복합니다. 특히 방정환 선생님의 삶을 노래로 풀어낸 곡 <방정환>을 부르게 되었는데 노래를 부르며 방정환 선생님이 어린이를 사랑하셨던 마음을 감동적으로 실감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어린이날 제정 100주년의 의의를 설명하는 방정환연구소 방정희 소장과 연구원들


이날의 메인 행사인 뮤지컬(갈라) <방정환의 사랑의 선물>은 방정환의 어린시절을 시작으로, 방정환이 동화화구연을 하며 일제 경찰들로부터 핍박을 받으면서도, "씩씩하고 참된 어린이가 되자"고 어린이들과 약속하며 "10년 후의 조선을 생각하자"고 어린이들에게 당부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그려졌다. 극중에 방정환이 번안한 '불 켜는 이 노래'가 창작곡으로 불려졌는데, "이 세상을 밝게 비추리라"는 마지막 대목은 성인 방정환과 어린 방정환의 듀엣 및 합창이 어우려져 진한 울림을 안겨 주었다. 그리고 방정환의 노래로 "어린이는 그 안에 한울님을 모신 존재이며, (어른들이) 마음대대로 이리저리 만들어 가는 물건이 아니라"고 거듭 감동적인 곡조로 노래하여, 심금을 깊이 울렸다. 


그 밖에도 이금희 아나운서의 목소리 특별 출연과 <방정환의 사랑의 선물>에서 방정환 역할을 맡은 안덕용 배우가 방정환의 대표 동화 <4월 그믐날 밤>을 극화하여 낭송하여 100년 만의 4월 그믐날 밤을 만끽하게 하는 감동을 선사한 것을 비롯하여, 각계 유명 인사들이 참여하고 무용극 <불 켜는 아이>(방정환 시), 극단 모시는사람들의 뮤지컬 <방정환의 사랑의 선물>이 공연되며, 꿈나무 중창단, 노래하는 나무 합창단과 함께 작곡가 김대성의 주제곡 ‘어린이는 우리의 희망’을 대합창으로 노래하는 등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이 펼쳐졌다.


전야제 총연출을 맡은 권호성 예술감독은 “오늘 전야제는 지나온 100년의 의미와 지난 100년의 어린이날 역사를 돌아보고 또 방정환 선생의 어린이운동 정신을 되새기는 것”이 행사의 주된 컨셉이라고 밝히고, 이어 “내일 5월 1일 펼쳐지는 행진과 기념식 행사는 앞으로의 미래 100년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하는 선언적 의미를 더한다”고 밝힌다. 4월 그믐날 밤인 이날은 어린이날의 취지와 배경, 엄혹한 시절 인격체로서 대우받지 못하던 어린이들을 위해 어린이날을 만들고 양지로 끌어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음을 강조했다.

지난 1999년 소파 방정환 선생 탄신 100주년을 기념하며 <방정환의 사랑의 선물> 뮤지컬을 만든 바 있는 권호성 감독은 오늘 선보이는 공연에 대해 “20여 년 전에 만든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이 시대에도 울림이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어린이 해방 선언 100주년 및  어린이날 100주년을 맞이하는 내년 2023년에는 방정환 선생의 정신을 계승하고, 어린이들을 위한 뮤지컬 등의 공연을 제작하여 선생의 정신을 선양하고 싶다고 밝혔다. 

끝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어린이들에게 “무럭무럭 행복하게, 어린이가 행복한 나라가 될 수 있도록 어른들이 힘쓰겠습니다. 무럭무럭 자라서 행복을 대물림할 수 있는 어린이가 되면 좋겠습니다.”라는 인사말을 전했다. 


한편 어린이날 제정 100주년 개막행사는 전야제에 이어, 5월 1일 오전 11시부터는 당주동 방정환 선생 생가터에 어린이들과 어린이 문학예술단체 관계자들, 그리고 참여 신청을 한 어른들이 거리행진을 시작하여 종로를 거쳐 천도교중앙대교당에 집결하는 재현행진이 진행된다. 이어 오후 12시 30분부터는 "어린이날 제정 100주년 기념식"이 천도교중앙대교당 앞마당에서 펼쳐진다.


이 밖에도 전국 곳곳에서 5월 한 달 동안 다채로운 '어린이날 제정 100주년 기념 문화행사'들이 전개된다. 


<방정환 동화 - 4월 그믐날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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