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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걸음 Dec 27. 2017

다시 읽는 신인철학(50)

오래된 미래의 철학, 동학 다시 읽기 

제2장 사람성(性) 자연의 사회관


제1절 생물 유기체와 사회 유기체의 차이점

  

우리는 이상에서 간단히 사회 진화 사상의 몇 종류를 들었다. 

이제부터 수운주의에서 생긴 '사람 성 자연의 사회관'이란 것을 기술코자 하는데,  먼저 사람성 자연으로 본 사회의 본질을 한마디 하고자 한다. 

수운주의의 사회관은 첫째 인간사회를 자연히 이루어진 일종의 유기체로 본다. 즉 사회의 양적 증가나 구조의 발달, 부분의 협동, 전체가 부분적 생명으로부터 독립한 것 등으로 보아 일종의 유기적 생활체로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생물의 유기체와 사회의 유기체가 서로 다른 점과 같은[異同] 점은 무엇이냐? 


첫째, 양자(개체와 사회)는 어느 것이든지 작은[微小] 집합체로부터 시작하여 차례로 증대하여 드디어 최초의 것의 십수 배에 달하는 수가 있다.

둘째, 최초의 쌍방이 다 같이 단순한 조직을 가졌으나 그 발달 중에 서서히 부단히 복잡해 진다는 것

셋째, 그 조직분자 간에 최초는 자못 하등의 상호적 종속관계가 없었으나 뒤에는 차츰 관계를 맺게 되어 각 분자의 생산과 활동은 드디어 전혀 타분자의 그것에 의하여뿐 가능케 되는 것이다.

넷째, 사회의 생명은 사회를 조성한 개인의 생명과는 독립한 것으로서 각개인보다도 훨씬 긴[長命] 것이다. 개인은 끊임없이 생사를 계속하는 동안, 사회는 더욱 발달하여 그 분량을 더하고 조직을 복잡케 하며 기능 활동을 증대하게 한다. 이는 생물유기체에서 행하는 개체와 세포와의 관계와 동일하다.

  

이상은 사회와 생물개체의 유기체의 같은 점을 든 것이다. 이제 다시 다른 점을 들면

  

첫째, 생물은 특수한 외형을 가지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사회는 특수한 외형이 없는 것,   

둘째, 개체의 조성분자는 각각 그 위치를 정착(定着)하고 있으나 사회의 유기적 요소는 각각 외계에 산재(散在)한 것.

셋째, 개체의 조직분자는 그 위치를 정착하고 있으나 사회조직의 분자는 끊임없이 일방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

넷째, 개체조직에는 어떤 특수한 분자뿐이 감정을 가지고 있으나 사회에는 각각의 분자가 다같이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


이 점은 양자의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사회와 개체의 이동점을 분리하려면 이렇게 분리할 수 있으나 이 양자를 연구하여 자세히 관찰하면 유사한 점은 확실히 이유가 있으나 유사하지 않은 점은 투철한 이유가 없다. 즉 이러한 차이점을 이유로 사회를 유기체가 아니라 할 수는 없다는 말이다. 


사회와 생물의 개체가 다른 점이 있다는 것은 인류가 인류된 점으로 보아 필연으로 생길 일이니 그로써 사회의 유기적 성질을 부인할 수는 없다. 이상에 말한 네 가지 차이점은 한마디로 말하면 개체를 구성한 세포와 사회를 구성한 인간 개성을 전적으로 혼동해 가지고 보는 말이니 이것은 실로 인간과 인간을 구성한 세포를 혼합하여 비교하는 말이다. 


인간의 개성은 의식적 감정을 가졌음에 반하여 세포는 오직 본능의 작용뿐을 가졌으므로 사회를 구성한 인간은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차이가 생기며 또는 각처에 분재해 있게되는 동시에 분재해 있을지라도 정착불이(定着不離)하는 세포와 같이 피차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은 오직 의식이 있기 때문이며 따라서 외형을 가지지 못하는 결과에 이르는데 지나지 아니한 것이다. 


이를 요약하면, 그 차이는 인간은 세포와는 달리 의식작용이 있다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며 설사 인간이 아닌 타동물(벌이나 개미)의 단체일지라도 그의 감정작용은 세포보다 훨씬 진화 발달함에 지나지 아니하는 것이니 이로써 인간사회를 유기체가 아니라 할 수 없다. 그리하여 이 점이 사회의 유기체와 개체의 유기체가 서로 다른 점이라 볼 수 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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