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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걸음 Jun 15. 2019

다시, 개벽 시대(3/4)

-<개벽> 창간 100주년 D-1년에

[이 글은 <개벽신문> 제85호(2019.6) '개벽의 창'(사설) 글의 3/4입니다(6월 15일자)]



3. 


<<개벽>>지는 이러한 개벽청년들의 운동을 선도하고, 매개하고, 확산하는 플랫폼으로서 1920년 6월 25일에 창간호(7월호)를 발행하였다. 올해 6월 25일은 그 99주년이고, 내년 6월은 100주년이 된다. <<개벽>>지는 1926년 8월 1일자(8월호) 통권 제72호를 끝으로 일제로부터 강제폐간 조치를 당했다. 개벽사의 주간이던 차상찬이 1934년 11월부터 <<개벽>>(新刊) 4개 호(1-4호)를 사비로 발행하다 중단하였고, 해방 이후 1946년 1월부터는 발행겸편집인 김기전이 주축이 되어 <<개벽>>을 복간하여 제73호부터 81호까지 9개 호를 발행하다가 자진 휴간하였다. 


그 이후 천도교청년들이나 천도교중앙총부 차원에서 개벽의 재복간은 여러 차례 추진되었으나(1958, 1967-69), <<개벽>>지 영인본을 발간(1971)한 이후 실제 창간에 이르지 못하였다. 그 사이에 ‘천도교청년회’의 본부나 지부에서는 ‘개벽’을 포함한 제호(개벽신문, 개벽청년, 개벽의 소리 등)의 회지(會誌)를 간헐적으로 발행하였다. 이 회지는 소박한 회지 이상의 수준을 넘지 못하는 것이었으나, 그들의 한결같은 꿈 또한 <<개벽>> 복간이었다. 


한편 해방 이후 부활한 ‘천도교청우당’은 그 세력의 80% 이상이 북쪽 지역에 분포하였으며, 청우당에서는 <개벽신보(開闢新報)>라는 기관지로써 <<개벽>>지의 부활을 꾀하였다. 이 <개벽신보>는 해방공간에서는 물론이고 1953년 이후에도 발행되었다는 기록은 발견되는데 그 실물은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해외의 관련 국가의 도서관이나 자료실을 통해 입수하려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어 곧 좋은 소식을 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게 되면 남과 북을 아울러 <<개벽>>의 계승과 부활을 향한 개벽파, 개벽학의 움직임을 전개해 나갈 수 있는 또 하나의 토대를 마련하는 셈이 다. (한편, 증산 계열의 종단에서는 <<개벽>>이라는 제호의 월간지를 1996년에 창간하여 2019년 6월 현재 통권 270호를 발간하였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개벽>>의 복간, 계간(繼刊), 즉 창조적 복원을 표방하며 <개벽신문>이 2008년 12월 24일자로 (재)창간준비 제1호를 발행하여 제13호(2010년 10월호)까지 발행하였다. 바로 그 달에 “90년 전에 창간된 <<개벽>>을 창조적으로 복원하는 개벽신문을 발행하는 것을 기점으로 ‘개벽’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개벽하는사람들’”이라는 단체를 결성하면서 후견 조직을 강화하여 본격적인 창간 준비에 돌입하였다. 이듬해인 2011년 4월 5일자로 (재)창간호를 발행(타블로이드판, 16면), 2019년 6월 현재 85호를 발행하기에 이르렀다. 


<개벽신문>의 창간사에서는 <<개벽>>지를 “수운 최제우 선생이 예언적으로 선언한 ‘다시 개벽’을 문화적 사상적 철학적으로 실천하고자 했던 잡지”라고 규정하고 “<<개벽>>지는 한 종단에 귀속되거나 한 분야에 치우친 잡지도 아니었다. 언제나 그 시기 최신 최긴요한 의제를 정면으로 제기하여 지성계를 들끓게 하고, 그로써 민족과 인류의 나아갈 바를 열어가고자 불철주야, 간난신고를 마다하지 않는 ‘언론’이었다. 사상과 철학 역사와 문학을 아우르는 당대 최고의 종합잡지로서, 발행하는 동안 단 한 번도 일제 검열, 일제 당국의 기휘(忌諱)에 저촉되지 않은 적이 없을 만큼 질곡의 세월을 온몸으로 뚫고 나간 화살 같은 ‘미디어’였”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개벽파나 개벽학의 핵심 화두인 ‘개벽’의 의미를 “‘개벽’이라는 말의 종교적 철학적 의미의 본령은 ‘동학-천도교’의 것이라고 하더라도, 넓게는 증산교/도와 원불교, 정역 등을 포함하여 한국 근현대 사상, 종교, 철학 전반의 비전을 포괄하는 용어”로서 “조선조 말엽의 동학농민혁명은 ‘개벽운동’의 분수령으로 여겨지기도 하며, <<개벽>>지 발행 당시에는 ‘정신-사회-민족개벽’의 ‘3대개벽론’으로 재해석되기도 하였고, 사람과 만물이 더불어 새롭게 밝게 사는 새 세상을 꿈꾸는 사상적, 실천적 의미를 담고 있는 말”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특정 종단에 의해 협애화하고 곡해되는 경향이 절대적임에도 불구하고 “역사적으로 형성되어 온 ‘개벽’의 여러 이상들이 이 시대 시민(市民), 인류(人類), 생명공동체에게도 여전히 유효하고 필요불가결한 것이라고 보아 이를 계승코자” 한다고 선언하였다. 그리고 그 지향을 “오늘날 우리 인류는 위기와 기회의 갈림길 앞에 서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문명의 폭발적인 확장이 ‘종교적 영성’ 또는 ‘신앙적 전망’과 소통하여 자기 연성(煉省; 단련과 반성)의 뿌리를 갖지 못하면, 이 지구호(地球號) 전체는 우주의 미아가 되고 마침내 대파멸에 직면할 위험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오늘의 <개벽신문>과 <개벽사>는 이러한 문제의식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시키고, 그 대안을 모색/실천하는 모든 사람/단체와 연대함으로써, 지구호의 방향을 희망적인 쪽으로 틀어 나가는 일에 우선적으로 복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개벽하는 사람들 창립선언문을 인용하면서 “오늘날은 … 빈도와 심도를 더해 가는 재난과 이변이 인류와 생명계의 위기를 웅변하는 시대이고, 인류 문명의 흐름을, 사람과 생명 중심으로 조화하는 것으로 전환할 동력과 요구가 충분해진 시대”에 처하여 “청신간결(淸新簡潔)”과 “소통과 영성의 정치, 돌봄과 상생의 경제, 모심과 살림의 문화, 생명과 평화의 사회를 만들자”고 제안하고 “행복한 미래에의 씨앗을 뿌리고 가꾸는 농부로서, 새 하늘 새 땅에 사람과 만물이 더불어 새로워지는 후천개벽 세상을 불러오는 마중물이자, 만인만물이 자기 공을 이루어 만사지하는 개벽 세상의 다리가 되자” 호소하였다. (4/4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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