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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걸음 Apr 29. 2020

3대 주석과 함께 읽는 논어

- 고주-논어집주(주자)-고금주(다산)의 주석을 비교하며 논어를 읽는다

<본문 요지>

유학의 조종(祖宗)이 되는 [논어]를 한-당의 시대정신을 반영한 최초의 주석서의 모음인 ‘고주(古注)’와 주자학의 태두인 주자의 신주(新注), 즉 ‘주자집주(朱子集註)’, 그리고 고주와 신주를 비판적으로 통섭한 다산 정약용의 ‘고금주(古今注)’ 3대 주석을 비교하여 읽고 해석한다. 이로써 단순히 [논어]에 대한 해석이 아니라 동아시아 사상사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꿰뚫어볼 수 있게 하고, 특히 동아시아 3국(한중일)의 논어 주석을 망라하면서 자신만의 철학적 관점으로 논어를 주석을 종합한 다산의 비평과 천착이 돋보인다. 거기에 더하여 필자(임헌규)는 근현대 한중일의 논어주석서와 연구서들까지 비판적으로 참고하여, ‘고전 중의 고전인 [논어]’, ‘학문을 사랑한 성인인 공자 어록으로서의 [논어]’와 ‘철학(학문) 텍스트로서의 [논어]’의 진면목과 가치가 오롯이 살아 있는 이 시대 최고의 종합적인 논어주석서를 탄생시켰다. 



오래 된 새 책 『논어』를 가장 새롭게, 가장 폭넓게 읽는 법! 

2천년 동안 축적된 『논어』 이해의 지혜(注釋)를 들여다본다!

<고주(古注)>, 주자 <집주(新注)>, 다산의 <고금주>와 함께! 



동아시아 고전의 조종(祖宗)이 되는 <<논어>>에 관한 책은 오늘날에도 1년에 여러 종이 쏟아지고 있고, 간접적으로 인용되거나 언급되는 책까지 포함한다면 그 수를 헤아리기조차 어렵다. 그 까닭은 유교 경전으로서, 또는 ‘유학적 철학’의 기본 텍스트로서의 <<논어>> 자체의 가치 때문이기도 하고, <<논어>>가 그 이후의 사서(맹자, 중용, 대학)를 거느리면서 동아시아 사상과 문화의 근본적인 토대를 이루는 초석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즉 적어도 동아시아인으로서 살아가면서 그 문화와 심성을 깊이 있게 이해하려는 사람이라면 <<논어>>를 공부하는 것이 근본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오늘 한국 사회가 ‘인문학의 시대’를 구가하는 만큼, 또 정보화 시대를 넘어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기술과 물질문명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인문학에 대한 수요가 더욱 더 커지고, 그 궁극의 자리에 <<논어>>가 놓여 있다.  


논어를 가장 논어답게, 그러므로 가장 새롭게 읽는 법


<<논어>>를 공부하도록 돕는 책은 숱하게 많다. 아예 원전(한문본-영인본)을 읽는 사람들은 소수-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일 테고, 쉽게 풀어쓴 번역(해석)서와 핵심 덕목을 정서적으로 전달해 주는 책에 이르기까지 다종다양한 <<논어>> 공부를 위한 도구서가 출간되어 있다. 그중에서도 <<논어>> 간행 이래 지난 2천여 년의 세월 동안 각 시대별 천재적 주석가(注釋家)들의 주석을 비교 검토해 가면서 읽는 것은 새로운 맛을 준다. 새로울 뿐만 아니라, <<논어>>의 원의에 가장 가깝게 읽는 방법으로는 최선의 길이라 할 수 있다. ‘<<논어>>의 원의’를 읽는다는 것은 공자의 본뜻으로 돌아가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처음에서 출발해서’ ‘지금-여기’까지 이어올 때 가장 새롭게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논어에 대한 종합적인 주석서인 <고금주>를 남긴 다산 정약용은 “후학들이 존신(尊信)·체행(體行)할 것은 오직 <<논어>> 한 권뿐이다. 예성(叡聖)스러워 어떠한 하자도 없는 것은 <<논어>>이다. 육경이나 여러 성현의 책은 모두 읽어야 하겠지만, 오직 <<논어>>만은 죽을 때까지 읽어야 한다.”고 했다. 예부터 사서삼경을 비롯한 동아시아의 (유교)경전 공부법은 “독서백편의자현(讀書百遍義自見)”이라 하여 원문의 뜻이 드러날 때까지 읽고 또 읽는 것이 주를 이루었다. 그러나 그 말대로 하기에는 현대사회는 너무도 복잡해졌고 또 읽어야 할 다른 책들이 많아졌다. 그때 유용한 것이 원문에 딸린 주석들을 챙겨 읽는 것이다. 주석은 원문의 단순한 의미에서부터 등장하는 용어의 역사적 맥락이나 출전까지를 짚어 주기 때문이다. 또 그 원문이 기술된 시대적 배경까지 해설해 준다. 


最古의 주석 고주, 崔精의 주석 신주, 最高의 주석 고금주


<<논어>>는 대략 서기전 450년경에 창작된 이래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주석을 붙였다. 그중에서 최고(最高)의 주석은 역시 ‘주자학’의 조종으로 일컬어지는 주자의 <<논어집주>>이다. 주자(1130-1200)는 이른바 고주로 일컬어지는, <<논어>> 편찬 이래 오래된 주석들을 두루 살피고 이를 바탕으로 하되, 성즉리(性卽理)를 기반으로 하는 이기론을 기반으로 하여 독창적이고 철학적인 관점으로 <<논어>>의 의미를 재해석하였다. 그리고 그것이 오늘날까지 가장 권위 있는 <<논어>> 주석서로 자리매김하였다. 그러나 조선의 거유(巨儒) 다산은 다시 ‘고주’와 주자의 논어집주(신주)까지를 비판적으로 재검토하여 종합하고, 그의 독자적인 철학적 관점으로 <<논어>>를 주석한 <<논어고금주>>를 편찬하였다. 주자가 이기론에 입각하였다면 다산은 ‘실천적인 관점’을 강조하는 것이 핵심적인 특징이다. 


고주(古注)는 ‘최고(最古)’의 주석이라는 의의를 갖는다. 고주는 주자朱子(1130~1200)의 <<논어집주>>(新注)가 나오기 이전 (중국) 삼국시대 위나라 하안何晏( ~249)의 <<논어집해>>, 남북조시대 양나라 황간黃侃(488~545)의 <<논어의소>>, 그리고 하안의 주에 북송시대 형병邢昺(932~1010: <<정의>>)이 소를 붙인 <<논어주소>>를 말한다. 이들은 모두 1,100여 종에 이르는 주자 이전의 고주들을 대표하는 주석이다. 주자의 논어집주는 ‘최정(最精)’의 주석이라고 평가된다. 


신주(新注)는 주자朱子(1130~1200)의 <<논어집주>>를 말한다. <<논어집주>> 주자가 평생에 걸쳐 수정과 증보를 거듭하여 완성한 것으로 오늘날까지도 주자의 주석은 <<논어>> 해석과 이해에 가장 권위 있는 주석으로 손꼽힌다. 


다산의 <<논어고금주>>는 이 두 주석을 포함한 역대 주석서와 사서들을 두루 섭렵하고 일본 학자의 주석까지 참고하여 주자의 논어집주에 뒤지지 않는 ‘최고(最高)’ 반열의 주석서 ‘고금주’를 편찬했다. 이러한 각각의 주석의 특징은 그것을 한자리에 모아 놓고 보면 더욱 더 확실하게 그 의의와 차이, 그리고 한계와 가치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3대 주석과 함께 읽는 논어”를 내놓았다. 


고주 - 신주 - 고금주를 비교하며 읽어야 논의의 참뜻이 오롯이 살아나


“이들 주석들은 각각 고유한 독자적인 학문적 가치를 지니는 동시에 상호 대비되는 상대적 가치를 지닌다. 새로운 주석인 주자의 <<집주>>와의 대비를 통해 고주를 재평가해 보면, 고주의 특징·장점·한계가 여실히 드러난다. 그리고 역으로 고주와 함께 주자의 <<집주>>를 보면, 그 혁신적인 특징과 철학적 의미 또한 명확히 부각된다. 나아가 다산의 <<고금주>>에 근거하여 주자의 <<집주>>를 다시 읽으면, 절대적인 것으로 신봉되던 <<집주>> 또한 여러 주석 중의 하나로 상대화되는 동시에, 주자 철학의 특징과 한계 또한 더욱 명확해진다. 다산의 <<고금주>> 또한 고·신 주석 및 다양한 당대의 주석들과 함께 대비하여 보았을 때, 그 특징과 의미가 선명히 부각될 수 있을 것이다.”(저자 ‘머리말’ 중에서) 


일찍이 주자는 40여 년간 정성을 다해 집필한 <<논어집주>>를 두고 “한 글자도 보탤 것이 없고, 한 글자도 모자라지 않는다. 한 글자도 뺄 것이 없고, 한 글자가 많지도 않다. 혹은 저울에 단다고 하더라도 차이가 없으니, 높지도 않고낮지도 않다.”고 자부하였다. 다산 역시 “<<논어고금주>>는 여러 해 동안 자료를 수집하여 완성했는데 40권이다. 매번 한 장씩 대할 때에 고금의 여러 학설을 다 고찰하여 그 잘된 것을 취하여 논단하였으니, 비로소 이 밖에 새로 더 추가할 것이 없다.”고 자부하였다.


임헌규, 우리 시대에 다시금 논의의 주요 주석들을 망라하여, 논어의 정수를 읽다 


필자(임헌규)는 이상의 3대 주석(고주 - 신주 - 고금주)를 한자리에 모아 편집하고, 각각의 주석의 특징을 반영하여 논어 원문을 3가지 방식으로 해석하였으며, 고주와 신주, 고금주를 제시하였다. 또한 이러한 3대 주석에 대한 필자의 논평은 물론 그에 더하여 현대에 이르기까지 축적된 <<논어>> 이해의 성과들을 반영하여 부가적인 해설을 덧붙였다. 


지금까지 고주나 신주, 그리고 고금주를 각각 현대어로 번역한 책들은 적지 않게 나왔으나, 이들 셋을 한자리에 모으고 그것을 비교 검토한 <<3대 주석과 함께 읽는 논어>>는 처음으로 선보이게 된다. 방대한 분량 때문에 논어 원문과 주석 부분을 제1권과 제2권 두 권으로 나누고, <<논어>>의 핵심 덕목인 ‘학’ ‘천’ ‘도’ ‘인’ ‘덕’ ‘의’ ‘예’ ‘리(利)’ 등의 개념에 대해서 논구한 <<논어>> 원문과 이에 대한 3대 주석의 관점들에 대해서는 논문 형태로 심층 분석하여 제3권에 담아 냈다. 저자가 수십년에 걸친 고전 공부의 학문 역정과 만 6년 동안 이 책 편저에 집중한 성과가 이렇게 해서 총 3책, 2,750에 달하는 성과물로 세상에 선보이게 된다. 


구체적으로 저자는 다음 몇 가지 방식으로 이 책을 저술하였다. 


첫째, <<논어>> 원문은 다산의 <고금주>에 제시된 것을 따르로 대신 현대 독자의 편의를 위해 편, 장 번호를 붙였다. 저자는 다산이 역대 <<논어>> 이본(異本)들을 고증하여 최정의 판본을 완수하였다고 평가한다.  


둘째, <<논어>> 원문에 대하여 고주의 주석에 근거하여 고주적인 원문 읽기, 주자의 주석에 근거한 주자의 원문 읽기, 그리고 다산의 <고금주>에 제시된 견해에 근거하여 다산적인 원문 읽기를 각각 제시하여, 상호 대조·평가가 가능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각 주석의 특징을 드러내고 이해에 도움을주기 위해 괄호 속에 주석 내용을 보완하였다.

셋째, 어원풀이. “모든 한자는 조어(造語) 원리에 의거하여 이해·연역되어야 한다.“는 원칙 아래 오늘날 갑골문 발견으로 이전의 주석가들보다 한자 어원 이해에 더 유리한 입장에 있다. 그래서 현대 어원사전 등을 참조하여 <<논어>> 원문에 나타난 한자 어원을 가능한 상세하게 풀이했다. 특히 어원 분석을 통한 원의(原義)를 철두철미하게 해명해 준 다산의 천재적인 어원 분석과 현대 어원 해석을 비교해 보는 것도 매우 유익할 것이다.


넷째, 특히 총40권에 이르는 다산의 <논어고금주>는 다산의 <<논어>> 관계 저술 가운데서도 백미로 손꼽히는데 다산은 이 고금주에서 ‘여섯 가지 경전 해석 방식’을 적용하였다. 즉 (1)<보왈(補曰)>로 본문의 의미를 여러 학설을 인용하여 보완하고, (2)<박왈(駁曰)>로 포함, 형병, 황간 등 고주의 경문 해석을 비판하고, (3)<안(案)>으로 다산 자신의 입장을 개진하고, (4)<질의(質疑)>를 통해 원문 자체에 회의를 표하거나, 다른 주석가(특히 朱子)에 대한 의문을 표하고, (5)<인증>으로 경서 및 역사서의 사실을 인용하여 본문의 사건과 문장의 의미를 밝히고(以史證經), (6)<사실事實>은 여러 주석을 참조하면서 본문의 사건 내용을 설명하였다. 이러한 다산의 논어고금주의 특성을 최대한 그대로 반영하여 그 원문(번역)을 그대로 살렸다. 


다섯째, 비평. 원문 해석과 거기에 내재되어 있는 철학적 쟁점을 필자가 요약·비정하려고 했다. 『주자집주대전』과 『논어주소』, 그리고 다양한 현대의 주석서 등을 참조하여, 필자 나름의 보완적 설명을 시도했다.

여섯째, 주제·개념·쟁점 해설. Ⅲ권에서는 『논어』의 주요 주제와 여러 개념들을 해설하고, 이에 대한 쟁점을 서술했다. (1) 「위정2:4」에 대한 주석을 중심으로 공자의 생애와 학문을 제시하고, (2) 시작(「학이」) 및 마지막(「부지명」) 장을 중심으로 『논어』의 핵심 주제를 해설하고, (3) 『논어』에 나타난 우주론·인성론·수양론·학문·교육 등과 결부된 다양한 주요 개념들에 대한 해설을 제시했다. 

일곱째, 다산 이후 특히 현대에 들어 수많은 연구과 번역 작업의 결과로 축적된 한국고전번역원의 한국고전종합DB, 전통문화연구회의 동양고전종합DB, 다산학술문화재단 등의 자료, 한국학자료원이 발간한 『여유당전서』 수록된 논어 고금주와 당대의 수많은 연구자들의 번역, 주해, 연구 성과(참고문헌 참조)들을 두루 망라하고 참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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