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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걸음 Jul 05. 2020

울음이 타는 가을 강

Photo essay. no.3

2020년 6월 15일, 아파트 울타리 밖에서

노을이 지면, 나는 이 시가 생각나.

이 시를 떠올리면, 

'바다 가까운 마을' 

고교 시절 문예부 교실이 떠오르지.

그리고

대티고개를 넘으면 보이던

숨 막히던 그 노을빛 아래로

저 멀리 낙동강 하류

끓어오르던 강물 빛

그 시절을

그 처음은

생시이기는 했는지,

아니면 꿈속이거나 상상속이거나...

그래도 나는

떠올리네.

지금도 저 노을 아래

빛나고 있을

시간이여!




울음이 타는 가을 강


- 박 재 삼-


마음도 한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

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

 가을 햇빛으로나 동무 삼아 따라가면 

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 나고나 


제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

해질녘 울음이 타는 가을 강을 보것네


저것 봐, 저것 봐

네보담도 내보담도

그 기쁜 첫사랑 산골물 소리가 사라지고 

그다음 사랑 끝에 생긴 울음까지 녹아지고 

이제는 미칠 일 하나로 바다에 다 와 가는 

소리 죽은 가을 강을 처음 보것네


출전 : <<춘향이 마음>>(1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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