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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걸음 Dec 06. 2020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이 되는

[잠깐독서0026] 개남, 새 세상을 열다 (김삼웅 지음)

좌절된 혁명가 치고 억울하고 분통하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지만, 동학혁명 시기의 김개남(金開南, 箕範, 본명 永疇, 1853~1894) 장군과 같은 경우는 흔치 않을 것이다. 동학혁명은 전봉준·김개남·손화중의 3대 지도자에 의해 전개되었다. 여기에 김덕명과 최경선을 더하여 5대 지도자로 일컫기도 한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동학혁명 관련 역사책과 연구서는 전봉준에만 집중한다. 드라마나 연극 등 예술 작품도 다르지 않다. 그래서 ‘동학혁명 = 전봉준’이라는 등식이 생겨나고 일반화되었다. 물론 동학혁명의 총지휘자는 전봉준이고, 그의 개혁사상과 비범한 능력, 출중한 인품은 동학혁명을 이끈 최고 지도자로서 조금도 모자라지 않는다. 우리 역사에서 그만한 민중의 영웅도 찾기 어렵다.


그러나 전봉준을 그러한 위상으로 자리매김하는 데는 그의 동지들 특히 김개남, 손화중의 동지적 결속이 필수적인 요소이다. 무엇보다 김개남과 손화중은 동학 조직 내에서 전봉준보다 상위의, 더 광역을 포괄하는 지도자(대접주)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조직적 역량을 총동원하여 전봉준을 총대장으로 추대함으로써, 혁명 역량의 구축과 동학 조직 동원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전북 태인 출신인 김개남은 동학혁명의 준비와 진행 과정에서 특출한 역할을 하였다. 본명이 영주(永疇)인 그는 동학에 입문하여 활동하면서 신분 노출을 피하고자 기범(箕範)이란 가명을 사용하고, 어느 날 꿈에 신인(神人)이 개남(開南)이란 두 글자를 손바닥에 써서 보여 주었기 때문에 이름을 ‘개남’으로 고쳤다고 한다. “남쪽에서부터 개벽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 김삼웅 지음, <개남, 새 세상을 열다> 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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