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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걸음 Dec 11. 2020

다시, 꿈꾸네

UBO  Photo  essay no.10

개벽 동학 기행을

다시, 꿈꾸네


허 참!

이런 날이!


개벽 기행은

동학 기행은

그 사상 기행은

유적지 탐방이 아니야

그 유적지에 가면서

그 유적지에 이르러

그 유적지를 지나서

가는 길이지

길 안의 길

길 밖의 길

길 위의 길

길 뒤의 길


노을 지나

아득한 저물녘에서

별이 지는 새벽녘까지

낮낮한

들과 산과

강까지

사람들의 골짜기

에도


때로는

그 땅이 두런거리는 이야기

그 나무가 연애하는 속삭임

그 산이 살을 부비는 교성에 귀기울이고*

그 물이 돌돌돌 바다로 가며 날리는 꿈 같은 소리에

맞장구 치고

 

때로는

'나 때는 말이야!'

다담거리는 이야기,

역사의

그 무섭고 서러운 이야기를 엿듣고

되새김 되새김 하는 일이지

주책 없이

눈물 훔치는 일이지


때로는 말이야

유적지는 평상이 되고

우리는

평상 위에 두런두런 앉아서

우리들의 이야기나
그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 사람이 살아온, 살아갈 이야기
그 희망을 들어주는 일이지


개벽과 동학

사상 기행은

다시


때로는

무운디!
아따 거시기!
월래!

하늘의 별 따는 소리에
추임새 넣는 일이야

하늘의 달 따는 소리에

어깨춤 추는 일이야

너도 나도 앞다투어

하늘같은 소리 하고 노는 일이지


사람과 사람이

사람과 땅이

사람과 하늘이 얼어루어져서

길을 만드는 길이야


동학의 길은

개벽의 길은

길 위에만 있어서


겨우 한 가닥 길을 얻어 걸음걸음 험한 길 걸어

산 밖에 다시 산을 넘고 물 밖에 또 물을 건너  

물 밖의 물을 지나고 산 밖의 산을 돌아서

바야흐로 들 넓은 곳,

다시 사람의 마을 속으로 들어가는


가고

다시

돌아오지

아니함이 없는

길이야


동학과

개벽과

사상의 기행

김지하 이문구 송기숙 송기원 임진택 장선우 최창조...

길을

지나서...


다시

이런 날이 오네!


생명

살림의

개벽길과 동학길을

다시,

꿈꾸네!


거 참!


다시

꿈꿔!


**2020년 12월 신동엽기념관에서 다시 그 뜻을 확인하고
**2021년에 <다시개벽>에서 '사상기행'을 다시 떠납니다.

**"나무도 산도 연애를 한다"는 이야기는 김지하 시인이 했다는 걸 김형수 시인(신동엽기념관 관장)으로부터 들었습니다. - 알고 보면 이것이, 경물 사고(思考)의 길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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