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2019. 10. 05.
가입한지 2년이 넘었으니 나도 이제 페북 문해력이 꽤 늘었다. 예전에는 페북에서 말을 많이 하는 사람들을 보면 ‘아는 것이 많아 할 말도 엄청 많은가 보다’라고 생각했었다. 얼굴 사진을 많이 올리는 분을 보면 ‘외모에 정말 자신이 많은가보다’, 배우자 자랑을 많이 하면 ‘엄청 사랑하나 보다’, ‘나는 내 길을 가련다!’고 외치면 강단있는 삶을 살고 싶나보다, 라고 단순히 생각했었다. 언젠가부터 이면이 보인다. 허하고, 외롭고, 불안하고, 인정받고 싶은 욕망의 아수라장 말이다. 사실 행복한 사람, 깊은 사랑에 빠진 사람, 삶에 대한 확신에 찬 사람이 허공에 대고 ‘나는 사랑에 빠졌다!’, ‘나는 행복해 미치겠다!’ 고 외치지 않는 법이다. 한 사람이 넘치게 자주 쓰는 키워드를 보면, 오히려 그 사람의 결핍이 보인다.
최근에 글 쓰다 알았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 '사실~이다' 라는 말을 많이 쓴다. 소수 의견이지만 존중받고 싶은 욕구 (소수파일 때가 많았어서), 어른 대우 받고 싶은 욕구 (한국은 결혼해 아이낳고 살아야 어른 대우해줄 때가 많아서)가 읽힌다. 또 '사실~'이라는 표현은 '제발 헛소리 집어 치우고 까놓고 얘기 좀 해보자'라는 욕망의 표현이다. 언젠가는 채워졌으면 좋겠는데 빠른 시일내에 충족될 것 같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