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잡문

모순

2018.7.17. (페이스북)

by 김현희

모든 문제를 ‘구성원’이 아닌 ‘구조와 환경’의 결함으로 귀인하는 것은 다소 편리한 사고방식이다. 나는 이 관점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구성원들이 백지 같은 존재, 자율 의지가 없는 좀비처럼 전제되기 때문이다. 물론 구조의 문제는 대단히 중요하다. 문제는 마치 그것만이 '전부인 양' 생각하고 싶은 어떤 욕망과 경향이다. 개인의 책임을 회피하고, 애써 문제에 직면하려는 목소리를 이단시하는 환경에서는 문제의식을 폭넓게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 차단되기 십상이다.



더 큰 모순은 따로 있다. 오로지 구조적인 결함이 개선되기만 하면 옳은 길로 걸어 갈 ‘좀비’ 같은 존재들은, 구조 개혁과 변화의 ‘주체’로 설 수도, 설 필요도 없다. 최근 교직 사회는 ‘구조와 환경만 바뀌면 누구보다 열심히 할 교사들’이라는 목소리와 ‘개혁의 주체가 되어야 하는 교사들’ 이라는 구호가 뒤섞여 있다. 그러나 사실 이 둘 사이에는 크나큰 간극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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