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잡문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현희 Jul 22. 2024

2024. 07. 02.

아빠

오후 두세시쯤엔 피곤해져서 15분 정도 사무실 휴게 공간에서 낮잠을 잔다. 오늘은 자다가 문득 가슴이 너무 아파서 눈을 떴다. ‘아빠가 보고 싶군, 이런..’ 벌떡 일어나 물을 벌컥벌컥 마시고 다시 책상에 앉았다. 


아빠가 돌아가신 후 감정 직면을 제대로 못하고 일터로 돌아왔다. 발인 다음 날엔 집회가 예정되어 있었고, 집회 아침날에 운전대를 붙잡고 '울면 안 돼' 다짐하며 출근했었다. 휴가도 다 채워 쓰지 못했다. 최선의 선택이었는데 정신 건강에는 별로 좋지 않았던 것 같다. 상을 치러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3일간은 수면 부족 상태에서 휘몰아치는 감정을 이고지고 실무와 손님 접대를 하며 정신없는 시간을 보낸다. 내 감정에 집중하고 정리할 시간 따위는 없다. 괜히 휴가가 있는게 아닌데 너무 쉽게 생각했다. 


글이라도 쓰면서 풀고 싶은데 진득하니 앉아 사적인 글을 쓸 시간이 없다. 일 관련 글(칼럼, 발언문, 토론문..)만 계속 써대는게 생각보다 지친다. 더 늦기 전에, 이렇게 뚝뚝 끊어서라도 토해내고 싶다. 너무 힘들어 죽을 지경같은건 아니고 그냥 솔직해지고 싶을 뿐이니. 슬퍼요, 누르지 말아 주시길 바란다 ㅎㅎ


매거진의 이전글 베이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