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8. 18. 리스본
한국으로 돌아오며 30시간 이상 거의 잠을 못 잔 상태지만 눈을 부릅뜨고 버티는 중이다. 초저녁인 벌써부터 잠들어 버리면 밤에 잠을 자지 못할 거고, 본격 수면을 취하고 나면 이 여행도 정말 끝나고 말 것 같기 때문이다. 여기가 대전인지 리스본인지 모를 비몽사몽 알딸딸한 지금이 좋다.
이틀 전 들렀던 성당에서 50센트를 내고 촛불을 켰다. 기도를 해야 할 것 같은데 해본 적이 없어서 잠시 고민했다. 뭐라고 기도하지? 나의 중년 운수대통을 빌까, 가족들 모두의 건강을 빌까, 그런데 이런 기복 신앙적인 기도를 하는게 여기서도 맞나? 잠시 혼란스러웠는데, 작은 초에 불을 밝히는 순간 갑자기, 내가 정말 바라는 게 무엇인지 울컥 확신이 들었다. 특별할 것 없고 대단한 성취도 이루지 못했지만 나는 나름 충만하고 감사한 삶을 살고 있다. 그 이유는 단 하나이고 남은 삶에서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 역시 그 하나다.
“더 많이 더 깊이 사랑하게 해주세요.” 라고 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