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라는 유행?
언제부터인가 ‘퇴사’라는 단어가 유행처럼 퍼지기 시작했다. TV, 뉴스 등 언론에는 날로 ‘퇴사’ 관련 이슈들이 증가하고 있다. 2016년 9월에 방영된 SBS 스페셜 '요즘 젊은 것들의 사표'는 10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회자되고 있는 실정. 카카오 브런치의 직장인 섹션에 있는 절반 이상이 퇴사 관련 글이다. 서점에는 언젠가부터 직장인 고민/퇴사/회사생활 관련 서적들이 별도 매대를 차지하며 급증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이러한 퇴사 관련 주제가 공론화되기 시작한 것은 퇴사학교의 창립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필자가 ‘퇴사’라는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한 것도 벌써 2년이 지났다. 처음 브런치에 ‘퇴사의 추억’이라는 글을 올릴 때만 해도 너무나 두렵고 떨렸다.
‘아 이거 퇴사는 민감한 주제인데 괜히 욕만 먹는 것 아닐까? 나만 괜히 사회 부적응자처럼 느껴지고 회사 잘 다니는 사람들이 싫어하지 않을까?’
온갖 걱정과 두려움으로 며칠을 미루고 미루다 겨우 첫 글을 올렸었는데, 지금은 누구나 자유롭게 퇴사를 논하고 있다.
퇴사의 시대는
행복한 일에 대한 갈망을 대변한다
여전히 ‘퇴사’라는 단어는 누군가에게는 부정적이고 꺼려지는, 굳이 자랑하거나 내뱉고 싶어 하지 않는 말임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렇게 ‘퇴사’라는 이슈가 점점 공론화되고 있는 까닭은 명백하다.
바로 우리 모두에게는 ‘행복한 일’을 찾고 싶은 갈망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아무리 주위에서 '어차피 현실은 어쩔 수 없어', '다들 그렇게 살아', '퇴사는 나랑 아무 상관없는 일이야' 라고 말해도 사실은 우리는 알고 있다. “그저 지금보다 조금 더 행복하게 일을 하고 싶다.” 라는 지극히 본능적인 갈급함을 인정해야 한다는 사실을.
그런 의미에서 ‘퇴사의 시대’는 스쳐 지나가는 유행이 아니다. 자극적인 기사로 퇴사에 대한 헛된 판타지를 심어주거나 단순히 회사 생활의 스트레스를 배설하는 일회성 대용품으로 삼아서도 안된다.
퇴사학교 교장으로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퇴사’란 직장인의 유일한 무기이자 상징적인 단어일 뿐,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떻게 더 행복한 일을 할 수 있을까?’ 라는 근본적인 화두라는 것이다. 그리고 명백하게도 그 시작점은 지금의 회사 생활이 되어야 한다. 오늘도 내일도 다음 주도 다음 달도 내년에도 아마 몇 년 뒤에도 내가 다니게 될 그 회사. 내 인생의 전체 시간 중 70% 이상을 보내고 있는 바로 그 곳에서. 우리들은 지금 작은 출발을 시작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