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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클 Oct 11. 2017

어느 날 남편이 퇴사했다

- 남편의 퇴사에 대처하는 아내의 자세




같지만 다른 단어, 퇴사

30~40대 자식이 있는 가장에게 퇴사는 감히 상상도 못할 금기의 단어가 아닐까 싶다.


사회생활 초창기, 한 가정의 가장은 사직서를 내던지고 싶은 순간들을 참기 위한 방패막으로 자식의 사진을 책상에 올려둔다고 말했던 부장님이 계셨다. 감히 확신컨대 그 당시 나는 그 말을 그저 농담처럼 흘려들었다. 불과 몇 년이 지난 지금, 쓸쓸한 미소와 함께 했던 부장님의 이야기를 공감하고 있는 나는 그 사이 성장한 것일까, 늙어버린 것일까?


지금의 내가 드라마를 보면서 조선시대 허구의 왕과 로맨스를 꿈꾸는 공상 내지 망상을 하는 것처럼 (미안합니다, 누구나 알법한 그 주인공님과 팬 분들. 육아와 생활에 지친 아니 미친 아줌마구나 해주세요) 그때 부장님에게도 피터팬이 되어 하늘을 날고 싶다던가 하는 꿈이 있었을 지도 모를 일이다.


결혼 전 내가 막연하게나마 다짐했던 것은 가장이라는 타이틀로 남편에게 모든 스트레스를 감내하고 살도록 짐을 지우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언젠가 바톤을 터치하듯 남편과 나의 입장이 바뀌고 내가 가장의 역할을 대신하게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고 그때를 위해 그의 무거운 어깨를, 마음의 짐을 언제든 함께 나눠들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다짐을 돌아볼 겨를도 없이 일상은 늘 바쁘게 지나갔고 우리는 각자의 마음 속 작은 열정조차 내려놓고 묵묵히 현실을 견뎌내고 있는 부부가 되었다. 하루하루가 지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면서 더욱 빠르게 지나는 일상의 틈바구니에서 남편은 지쳐갔을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의 출근길 표정이 연신 좋지 않던 찰나 남편에게 퇴사를 먼저 권유한 사람을 바로 나였다. 괜찮다고. 난 당신을 믿는다고. 그리고 우린 서로에게 짐이 아니라 우리의 앞날을 함께 같이 나아가는 동지라는 말과 함께였다.


그 말에 남편이 바로 퇴사를 결심하긴 했지만 그 모든 과정이 감동뿐인 장르는 아니었다. 퇴사에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우리는 하늘을 보고 살지만 발은 땅을 딛고 있는 인간이기에 당장 빠듯한 현실을 준비해야 하거든.


하지만 뒤따르는 막연한 두려움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담담하게 준비한다면 퇴사는 우리가 공포에 사로잡힐 만큼 두려울 것도 아니고 현실성 없는 꿈같은 소리도 아니더라.


대학교 2학년, 20대에게 세상은 놀이터고 30대에게 세상은 전쟁터라는 말을 들었더랬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이 순간에 다시 생각해본다.

진짜 세상은 전쟁터일까? 지금부터 우리의 전쟁 같은 놀이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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