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적 로맨스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DJ가 바뀌지 않는 라디오 프로그램의
한결같은 애청자로 사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DJ는 DJ대로 기분에 따라
말을 적게 하는 대신
음악을 많이 내보내는 날도 있고,
어쩔 수 없이 멘트에
한숨을 섞는 날도 있을 것이다.
애청자는 애청자대로 마음이 바쁜 날에는
방송 내용에 집중하지 못하고,
DJ의 말을 멍하니 흘려보내기도 하겠지.
그럼에도 한 사람은
매일 시간에 맞춰 방송을 시작하고,
다른 한 사람은 라디오를 켤 것이다.
서로에 대한 예의와 신뢰와 사랑으로
늘 지금과 같은 관계를 이어가는 일.
서로를 DJ이자 애청자라 여기고
성실히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이며
관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일.
이것이 나의,
그리고 우리의 라디오적 로맨스다."
- 아무튼, 라디오 / 이애월 -
"중력에 안달하지 않는 돌을,
불안을 모르는 물을
생각해보기를.
그리고 거듭나는 비결을 잊지 않는
소나무들을."
- 세상을 받아들이는 방식 / 메리 올리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