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함의 신비
"한겨울, 마침내 나는 내 안에 천하무적의 여름이 있음을 발견했다." – 알베르 카뮈 -
내 마음을 진심으로 다 쓰고
그 이후는 흘러가게 맡겨두어야 하는데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살며시 건드려지는 것보다
기대없이 자유롭게 사랑을 주며
상대가 원하는 방식으로
사랑을 충분히 표현하지 못하고 있음이
더 괴롭다.
미리 더 큰 품을 준비하고 가지만
명절 후엔 생각이 많아지고
이럴 땐 홀로 있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에너지 부족인지 나를 보호하려는
생존모드로 자동전환되어
내향인인 나는 더욱 혼자 있고 싶다.
더 이상 오래된 이야기에 갇혀 있지 않지만
아직 새로운 이야기에
든든한 기반을 두고 있지도 않은
한쪽 손잡이를 놓은 채
다른 쪽 손잡이를 잡기 위해 날아가고 있는
공중 그네타기 곡예사와 같은
이런 나의 모습을
어떻게 나눌 수 있을까?
어떻게 그 경험에 끌려들어가
더 큰 그림을 보는 능력을 잃은 채
깊은 단절감으로 빠지는지
나의 패턴을 파악하고
말없이 잠잠하게 고요함으로
돌아가는 길을 알아차리고
본질과 세상과 연결되는 능력을
인식하고 경험하며 차곡차곡 쌓아
간직하고 싶은 마음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떨어지지 않게
넌지시 내미는 손을 잡을 때
존중과 호기심의 눈으로
귀 기울여주는 사람들과의 연결 안에서
환영받는 존재임을 경험하는 일을
가장 큰 선물로 주고 받고
공통의 기반을 발견하고
확장하는 질문을 던지며
숨겨진 가능성을 찾게하고
서로를 안정시킨 후
고유한 자신만의 이야기 속으로 돌려보낸다.
그 무엇으로부터도 도망치지 않고 그 자리에서
환하게 피어나는 들꽃과 열매들의 말을 들으며
모든 곳에 있지만 놓치기 쉬운 작고 경이로운
빛나는 순간들을 자연스레 담게 된다.
단지 관찰자와 목격자가 되어 현재에 머물 때
내재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에너지를 채움받아 본연의 자리로 되돌아가는
잘 알려지지 않은 지름길을 만나기도 한다.
마음의 속도와 보폭을 맞추며
서로를 삶 깊숙이 초대할 때
결핍이 아니라 은총임을 알게되고
문제를 풀고 이해하려다 풀리지 않고
이해되지 않는 삶 자체를 사랑하게 되고
허락된 오늘을 감사로 누리게 된다는 것이
함께함의 신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