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로다비 Sep 30. 2023

분홍은 어려보이고 보라는 날씬해보이네

소통전문가가 전하는 관계의 기술

나는 김창옥 씨 팬이다.


아이들이 "엄마 또 그 아저씨 유튜브 보고 있어?" 한다.

우리 지역에 토크콘서트 오신다고 큰길에 홍보포스터가 붙어있은 적이 있다.

"엄마! 엄마가 좋아하는 아저씨 여기 온대!

가야지, 가야지!!"

아이들이 더 흥분을 한다.

"아,, 근데 엄마는 거기 써서 낼 만한 사연은 없구, 있다고 해도 또 다른 사람들이 듣고 유튜브에 박제되고 그러고 싶지는 않아~

그리고 무엇보다 옛년전꺼부터 듣고 또 들어서

아저씨 레파토리 안 들어본 게 없을 거 같아!!

그러니 거기까지 가는 건 여러모로 쑥스럽고, 안 갈랭"


관계의 기술이라는 주제로 하신 강연에서 이런 내용이 있었다.

아내와 쇼핑 갔을 때, 'A가 이뻐 B가 이뻐?'라는 질문을 아내들이 꼭 하는데 그럴 때 어떻게 대답하시냐는-

강사님의 질문을 받은 남자 참석자들은

'둘 다 예뻐. 잘 어울려.' 혹은 '당신은 늘 예뻐'라고 대답했다.

"케헤이~~ 저렇게 모른다잉? 저것이 아니랑게."

현장에 가지 않아도 이미 나도 방구석 강연장ㅋㅋㅋ


강사님의 정답은,

<분홍은 어려 보이고 보라는 날씬해 보이네>

크휴~~~ 그려, 이거지 이거!


이날 이 강의영상에서 큰 깨달음을 얻어버린 나는

그 후로 남편이 뭔 소릴 해도 (사실 그닥 웃기지 않을 때에) 한 스푼 더 얹은 웃음과 리액션을 보이려고 애씀과 동시에,

"여보, 이렇게 말하면 여자들이 좋아한다네? 거 참 웃기지? 진짠가아?"

관심 없는 듯 남편에게 한마디 툭 어드바이스 했다.


그로부터 얼마가 지난 어느 날,

남편과 백화점에 간 날이다.

"여보, 아 나 이게 더 낫니 이게 더 낫니?"


응, 분홍은 어려 보이고 보라는 날씬해 보이네!


"뭐어~?"





분홍과 보라는 내가 고민하던 A와 B 두 제품의 컬러도 전혀 아니었을뿐더러,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와 같았던 남편의 대답인데도 나는 기분이 오히려 좋아졌다.

호오, 외워서 영혼 없이 하는 것도 효과가 있네?


그리고 또 깨달음을 얻었다.

'그래, 사실 답은 이미 내 맘속에 있었지.

내가 어디 남편 말 듣는 애냐구.

그저 난 남편의 집중과 관심을 바란 거야.'


아내들은 남편의 사랑이 언제나 고픈, 관종이랍니다.







즐겁게 읽으셨나요?
독자님의 하트는 작가에게 행복입니다 :D
아래의 라이킷 버튼을 꾹 눌러주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앞치마의 재해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