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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다비 Oct 02. 2023

당신의 그림자까지 사랑하고 싶습니다

I See You 나는 당신을 봅니다

사랑하면 공부하는 거야.

그의 입장이 되어보기 위해서.


그의 아래에 under  서보는 거야 stand

기꺼움으로 그 과정들까지도 감내하는 거지.


번거로움을 기꺼이 감수하는 마음을, 다정함이라고 하겠다.




내 사랑하는 사람 중엔 ESRD 앓는 이가 몇 명 있다. (ESRD, 만성신부전증: 콩팥의 기능이 완전히 실되어 노폐물을 배출하지 못하여 이틀마다 투석을 받거나, 신장이식술을 받아야 한다)

20대, 젊다 못해 아직 어린데 그때부터 콩팥이 망가져 현재에 다다른 사람..

알고 싶었다.

그이를 아프게 하는 그것의 A부터 Z까지.

책을 샀다.


나 또한 아파보니 막연한 말은 스쳐 지나갈 뿐

위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위로라고 건넨 말이 나를 찌를 때가 더 많았다.

아무 말이나 할 바에는 입을 닫고 손만 내미는 편이 훨씬 나았다.


어떤 이가 내 병을 처음 들어봐서 자기가 그날은 뭐라 할 말이 없었는데 집에 가서 검색해 보고 알아봤더니 너무너무 힘든 병이라던데 어떡하냐며 기도하겠다며 나의 쾌유를 기원해 주었다. 


그렇게 다가와준 사람은 처음이었고

시간과 노력을 썼다는 점이 진정성 있게 크게 다가왔다.


그래서 나도 그렇게 다가가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책을 읽고, 카페에서 글을 찾아보고, 공부를 했더니 esrd에 대해서 꿰뚫어버리는 통찰력을!


얻지 못했다..

혈압도 당뇨도 기타 다른 만성질환이 없는데

이렇게 콩팥이 멈춰버리는 현상을, 책의 어디서도 인터넷의 그 누구도 설명해 주지 않았다.

나는 막막함을 느꼈다.

본인은 어떨까 싶었다.

내가 아무리 애닳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한들, 본인만큼 걱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나는 솔루션을 얻고 싶었지만, 세상엔 다 알 수 없는 일들이 너무나 많았다.

다만 우리는 그토록 연약하여 각자 온전할 수 없으니, 부족한 자들끼리 모여 서로 의지하고 어깨를 내어주며 살아가는 거겠지.


파 마늘 양파 소금 고추 등

맵고 짜고 시고 눈물 나는 것들을 모아서

버무리면 맛있는 김치가 되는 것처럼.






독자님의 하트는 작가에게 행복입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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