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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다비 Sep 29. 2023

엄마! 이건 무슨 장난감이야? 우리 주려고 준비했어?

별 게 다 즐거운 아이들

몸은 느리지만 차츰차츰 좋아졌다.

무념무상이었던 위장들도 점차 먹고 싶은 것들이 생기고 호달달달 떨리던 다리도 몸을 지탱하라는 걷기 미션을 자꾸 주니 차츰 강단 있어졌다.


폐는 쉽게 회복되기가 힘들었다.

통증이 오면, 숨을 크게 쉬면 더 아프니까 나도 모르게 호흡을 자꾸 얕게 했나 보다. 산소포화도가 자꾸 떨어졌다.

코에 산소줄을 하고 있으면 조금 나아졌다가, 빼면 다시금 떨어지고를 반복했다.


"의료기기상에서 폐활량운동기구를 사 오세요."


남편이 다녀오더니, 귀여운 운동기구를 내게 내밀었다.

빨대에 입을 대고 안으로 빨아들이면 된다고 했다.

힘껏, 빨아 당겼는데....

첫 번째 공이 호달달달~~ 절반 밖에 올라오질 않았다.


"여보, 이거 보기보다 너무 힘든데? 우와 이거 뭐야? 장난감같이 생겨가지고 정말 힘들어. 당신도 한 번 해봐."

남편이 하자, 공 세 개가 거꾸로 중력을 받은 듯이 천장에 챡 올라갔다.

"하나도 안 힘든데?"

"당신 호기롭게 라면 먹을 때부터 내가 알아봤어, 대박 짱이다 당신.

난 왜 이렇게 안되지?"


연습이 많이 필요하다는 게 내 눈에도 보였다.


병원 생활하는 30일 동안 이렇게 저렇게 살림이 자꾸 늘어 갔다.

배변바가지, 배변양 측정하는 눈금통, 폐운동기구, 복대, 압박스타킹, 빨대 달린 텀블러 등등


퇴원해서 짐을 풀었더니, 아이들이 폐활량운동기구에 반색했다.

"우와아~ 엄마, 이게 뭐야?

엄마가 병원에서 우리 주려고 선물 준비한 거야?"

"장난감이 아니고 엄마 폐 운동하는 거야."

"어떻게~??"

6살, 9살 아이들의 눈이 반짝였다.

시범을 보여주자 너도나도 해보겠다고 난리를 했다.

아이들은 3번 공이 달싹달싹하는 정도까지 끌어올렸다.

나만 여전히 2번 공이 바닥에서 달달달 떨고 있었다.


"엄마! 이거 우리가 가지고 놀아도 되지이?"


그래, 너희들 다 해라 해.

이제 늬들이랑 지내면 고함칠 일 많아서 복식호흡 저절로 하게 될 것이니.

엄만 너희들만 있으면 폐활량 문제 없어.

^-^





#두 아들 맘

#복식호흡

#폐활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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