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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d Dec 12. 2019

그녀의 노래를 들으며 잠에 들어

♪백예린 - True lover

일어나서 좋아지려 결심해도
무엇인가 항상 나를 바닥으로 내려쳐
난 거기서 빠져나올 수 없어
난 혼자가 되거나 우울한 걸 좋아해


♪백예린 - True lover


오랜만에 컬러링을 바꿨다. 

일과 관련된 전화를 제외하면 딱히 걸려오는 곳도 없지만, 그래서 더욱이 기분과 비슷한 노래를 숨겨놓기 좋은 서비스라 종종 애용한다. 아티스트에게 감사한 마음은 덤이다. 이번에는 다섯 달 정도만에 바꾸었다. 드디어, JYP의 보석함에 있던, 백예린이 홀로서기 시작하고 세상에 자신과 꼭 닮은, 보석 같은 앨범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 Every letter I sent you >

듣는 나에게, 모두에게, 특정한 누군가에게, 혹은 자기 자신에게 써 내려간 편지들을 처음 받아 들었을 땐, 이미 예전에 공개가 되었던 < 0310 >이라는 트랙에 가장 눈길이 갔었더랬다. 혼란스럽고, 슬퍼하는 그런 이야기가 담겨있다. 유튜브의 라이브 영상 클립이 아닌 정식 음원으로 듣게 되어 감회가 새롭기도 했고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임에도 다시금 덩달아 마음이 방황하고, 슬퍼했던 하루였다. 



♪백예린 - 0310, 이 곡을 음원으로, 정식 뮤비로 감상할 날이 올 줄이야. 오래 살길 잘했다(?!)





잠자리에 들 때, 음악을 켜놓고 눕는 버릇이 있다. 적막한 곳에서는 오히려 불안함에 잠이 들지 않아 꽤 어릴 적부터 가지고 있던 - 그러니까, 10대 언젠가부터 - 습관인데 앨범이 나온 첫 날인 그제는 편지를 하나하나 뜯어 곱씹어 읽고, 듣다 보니 그대로 밤을 보내버렸다. 덕분에 또 새로이 와 닿은 음악이다. 


세상을 떠난, 에이미 와인하우스를 추억하며 쓴 ( 것이라고 생각되는, 아마 그것이 맞을. ) 편지에는 까만 밤, 바닥에 지쳐 누운 채 그녀(에이미)가 살아생전 남겼던 음악을 듣고, 부르는 그녀(백예린)의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바닥으로 가라앉는 기분의, 그러니까 이 노래와 어딘가 닮아있는 듯한 삶에서, 아이러니하게 그런 음악을 듣고, 어설피 흥얼거리다 나 역시도 어제는 평소보다 일찍 잠에 들 수 있었다. 어제는 언제나 밤을 거슬리게 하는 불면증도 없었단 말이다. 한동안은, 그렇게 잠들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의, 감사한 음악을 선물 받았다. 언젠가는 이 앨범에, 이 편지에 담긴 < Square >처럼 맑은 기분으로 답장할 수 있을 때까지, 곱씹어 들어야지. 



♪백예린 - Square, 수많은 직캠 영상 중 가장 애정 하는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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