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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d Jan 03. 2020

책을 쓰겠다 말하고 다닌다.

♪백예린 - Newsong2

나는 왜 평범하게 사랑할 수 없을까요.
만들어진 좋은 결말처럼, 그런 척들.
감정을 숨기는 것처럼요.


♪백예린 - Newsong2


이십 년이라는 시간과 서른여섯이라는 숫자가 아직은 착 하고 입에 붙진 않지만, 새해를 맞이해서 분명 가장 먼저 검색창에 쳤던 단어는 '일본 한 달 살기' '방콕 한 달 살기' 따위의 단어였다. 생각은 꽤 예전부터 하던 것이지만, 이제 슬슬 준비를 할 때가 된 것 같다.


외지에서 한 달을 살고 싶다는 생각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책을 쓰고 싶어서였다. 어째서인지는 모르겠다. 언젠가 혼자 멍하니 있다 막연하게 책을 쓰려면 무언가 떠나야 할 것만 같다고 생각했었다. 생각해보니, 얼마 전의 일기에도 그런 이야기를 썼더랬다. 사실 어느 곳에서 써도 쓸 수 있겠다.라는. 그래도, 역시나 아무도 모르는 곳, 혼자 있는 조그마한 방에서 하루의 일상을 마치고 들어와 쓰는 로망은 버리기가 좀처럼 힘들다.






그래도 아무리 싸게 지낸다 한들 몇백만 원이 들 테고, 한 달 동안 일을 쉬어야 하는 큰 결심이라 사실 천만 원 정도의 돈을 손해 지고 쓰려는 책이다 보니, 염세적이지만 그만한 가치를 담 싶고, 그러니까 대충 쓰고 싶진 않았다. 이렇게 일기를 쓰는 것도 글자를 쓰는 것에 대한 기초 운동 같은 기분으로 쓰고 있다. 그렇다 보니, 본격적인 책을 쓰기에 앞서 올해 중에는 책만큼의 분량이 되는 '하나로 연결되는 주제'의 긴 이야기를 써보자, 는 소박한 목표를 세웠다. 이 일기도 새해가 시작된 지 삼일만에 쓰는 거라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책을 쓸 거야!"

라고, 보는 사람들에게 일부러 이야기를 하고 다닌다. 다이어트도 뭐 그런 효과가 있다고 하드라. 말한 내가 부끄러워서라도 하게 된다던가? 핑계 아닌 핑계지만 삼 일 동안 '그렇다면 국내에서 쓸 수 있는 하나의 이야기는 무엇이 있을까.'라는 주제로 틈틈이 고민을 하다 떠오른 주제가 하나 있다.




작년에는 사람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 '행복이라는 것은 사실 그 누구도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막연하게 타인에게 행복하라던가, 아님 행복했다 던가, 행복하고 싶다.라고 말하는 것 같아서 싫다.' 지금도 이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적어도 좋았다. 와 나빴다. 정도는 구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2020년은 366일이고 반으로 나누면, 183일이다. 그렇다면 일 년 중 '184일' 동안 좋았던 일이 있다면 아마 2020년은 좋았던 한 해라고 말할 수 있고, 그것들을 하나하나 기록해 놓으면 굳이 '행복'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주제이다.




아직 전체적인 구성도, 방식도 정하진 못했지만 이 것을 마치기 전에는 한 달 살기에 대한 로망은 당분간 넣어두기로 했다. 아마 이 개인적인 프로젝트의 결과에 따라 정말로 떠난 어딘가에서 한 달 동안 쓰게 될 책의 분위기도 많이 정해지게 될 것 같다. 그때는 그 때고.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신기했던 건 좋은 일이랄지, 행복이라던지 이런 주제로 써야겠다고 생각을 했다는 사실이다.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이런 것들을 바라는 것이, 이런 생각으로 쓰이는 것들이 지극히 평범할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특별한 일이다. 딱히 살아오며 그런 걸 바라지도 않았고, 밝은 부분보단 어두운 부분을 보는데 익숙해져 있다 보니 시작도 안 했는데 생각만으로도 기대가 되고 기분이 좋아지는 건 어쩔 수 없다. 평범해진 기분이다. 이제야 소개란에 쓴 말처럼 '평범할 하루'를 남길 수 있지 않을까 싶어.  



2020년 삼일 차의 기록.

좋은 날 +1

나쁜 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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