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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d Aug 24. 2019

과거의 오늘을 돌아보며

Mabinc - 그러면 안 되는 거 알지만 좀 쉬고 싶어

그때도 분명 시시한 내 신세한탄이겠지




주말답게 꺼진 알람 대신 SNS 알람음에 눈을 떴다. 감실감실 감 길랑 말랑 하는 눈으로 알람을 확인하니 페이스북에서 제공하는 '과거의 오늘'을 확인하라는 이야기였다. 무슨 날이었는지 과거의 '8월 24일'에는 이런저런 일들이 많았는지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적혀 있었다.


살면서 몇 번 없을, 휴대폰을 잃어버린 날도 오늘이었고, 난생처음 수술대에 올랐다 퇴원한 날도 오늘이었다. 아픈데 야근을 해야 해서 슬픈 날도 있었고, 이상한 정의감에 불타 평소엔 잘 쓰지도 않는 정치 이야기에 열을 올린 날도 오늘이었다. 뭐 나머지도 비슷하다. 이래서 슬퍼, 이래서 힘들구먼. 그만 징징거려!






남들의 SNS에는 언제나 밝은 것들이 많은데 그 많은 이야기 속에 함께 있는 나는 그렇게 퍽 행복해 보이진 않아 보였다. 남들은 행복한 것들을 찾을 때, 앗 나는 오늘 불행했다. 이걸 올려야지. 하는 그런 청개구리 심보였을까. 과거의 오늘들을 보면서 웃음이 났다. 그러니까 그때는 어떤 벅찬 감정에 올렸겠지만, 지나고 보니 별 일이 아니었던 것들이다. 지금은 괜찮아졌음에 웃음이 났다. 과거의 오늘이 밝은 사람들은 오늘이 되어 그 과거의 시간을 보았을 때 어떤 기분일지 문득 궁금했다. 불행하길 바라는 것은 아니다. 내가 잘 경험해보지 못한 거니까.




브런치로 옮겨온지 한 달이 넘어서도 여전히 하루의 순간순간에서 밝은 순간보다는 어두운 순간을 뽑아내어 이야기를 써 내려간 적이 더 많다. 새삼 내년 언젠가 즈음 주욱 써 내려갔던 글들을 읽을 때는 오늘 아침처럼 웃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러니까 오늘의 내가 미래의 나에게 행복하길 바란다는 편지 같은 글이 되길 바란다. 그렇다기엔 오늘은 불행할 일도 없이 여전히 심심한 날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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