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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d Aug 23. 2019

금요일은 머피의 법칙이 날뛰는 날

♪wetter - where is my everything?

뭔가 일어날 것 만 같아
어딜 가는지 난 모르지만


♪wetter - where is my everything?


예로부터, 금요일은 '불금'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사람들을 두근거리게 하는 날로 인식되어왔다. 모두가 그렇진 않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말을 앞두고 편하게 놀 수 있는 날인만큼, 이런 날의 번화가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한 주의 고단함을 내려놓고 쌓였던 무언가를 거리에 발산하는 모습을 쉬이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의 틈바구니에서 일을 했던 나는, 간접적으로나마 그들의 에너지를 부러워하면서도 동시에 그 힘으로 일을 했던 것 같다. 


이렇게 불금의 존재를 깨달은 뒤부터 나에게는 이상한 머피의 법칙 같은 것이 생겨났는데, 바로 '금요일에 약속을 잡으면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최근 두세 달 사이의 금요일 약속도 자의로든, 타의로든 취소가 되었다. 무려! 내가! 사람을! 만날! 날이었는걸! 하다가도, 어차피 딱히 즐겼던 날은 아니었던지라 금방 그러려거니하고 지나가버린다. 그런 법칙 같은 날이다. 






인생은 타이밍이다. 

라는 말을, 종종 하는데 마침 예전에 함께 근무했던 분을 뵐 타이밍이 있었다. 오랜만에 뵌 김에, 살이 많이 찐 거 아니냐는 덕담(...)도 들으며 잠깐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조만간 한 번 모여봐야지.라는 말을 하다, 나도-그분도 모임을 주최할 성격이 안 된다는 것을 깨닫고는 멋쩍게 웃으며 헤어졌다. 문득, 오늘 원래 있었어야 했을 모임 자리도 함께 떠올랐다. 


살아가면서 수많은 일들에 < 머피의 법칙 >을 적용하며 이야기 하지만, 이건 사실 누구인지도 모를 '머피'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내린 저주 같은 것이 아니라, 일종의 '부정적 감정'에서 나오는 '부정적 결과'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아마, 내가 긍정적인 마음으로 "그래요! 그럼 제가 한 번 모임을 추진해보겠습니다."라고 했다면 아마 그분을 포함하여 몇몇 분들과 다음 주 금요일에는 만남을 가질 수도 있었을 테다. 아, 나는 다음 주에 해외에 있으니 다다음주 금요일로 하자. 여하튼,






아침에는, "잘하고 못하고 가 중요하지 않아. 내가 스스로 무언가를 생각하고, 한다는 마음만 있어도 그 사람은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해."라고 후배에게 이야기를 했으면서, 막상 일을 벗어나면 그런 능동적이고 진취적인 마음을 지키지 못해 이렇게 머피의 법칙에 빠졌구나 싶었다. 내일도 모임이 있을 예정인 데데, 오늘까지도 참석할지 말지 마음이 우물쭈물하고 있다. 역시나 내일은 한 번 용기 내어 나가 봐야겠다. 오늘도 아직 지나지 않았으니까, 혹시 나를 기대 해볼까. 머피의 법칙 따위. 그저 모두가 허우적거리는, 누구나 빠져나올 수 있는, 누구를 만나지 못할지언정 한 주의 나쁜 기분을 내려놓고 즐겼음 하는, 그런 날이다. 




머피의 법칙은 세상을 비관적으로 바라본다는 부정적인 측면도 가지고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법칙이라는 말을 통해 사람들은 자신에게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일어나고 있는 보편적인 현상이라는 사실을 깨달음으로써 다소의 위안을 얻는다. 

머피의 법칙은 뉴턴의 법칙이나 케플러의 법칙과 같이 완전한 과학법칙의 범주에 들지는 않을지라도 심리적, 통계적 현상이 복합되어 나타나는 일종의 과학 법칙이다. 또 나에게만 일어나는 재수 없는 법칙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보편적 법칙인 것이다. 

머피의 법칙은 우연이 아니야 (KISTI의 과학향기 칼럼)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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