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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d Sep 02. 2019

어른의 개학에는 설렘도 담겨 있어

♪페퍼톤스-superfantastic

가능성, 그건 신비로움이야 

너의 가장 큰 꿈은 분명 현실이 될 거야


♪페퍼톤스-superfantastic ( Live )


이상하게 찜찜한 기분의 출근길이었다. 월초라서 그런가? 쌓여있는 일 때문인가 싶었지만, 그건 평소에도 같은데, 갸웃거리다 단체방의 메시지를 보고 깨달았다. 오늘은 새 학기, 개강일이다. 얼마 만에 느껴보는 개학 감성인가. 어쩐지 그래, 유독 SNS에서 묘하게 처지고 날 선 기분이 느껴지는 것이 그저 기분 탓은 아니었다. 직장인의 개학은 또 다른 기분이구나. 






개학. 

이라고 하면 일단 싫은 기분이었던 것 같다.  앞서 말했듯이 이런 기분은 대부분이 공감할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서 좋다는 사람들과는 먼 학창 시절을 보내왔던 터에, 그런 설렘마저 없었다.


교복을 입고 등교했던 의무교육 기간은 넘어가더라도 나의 꿈을 위해서 진학해야 하는 대학교도 마찬가지로 좋을 것이 없었던 것 같다. 딱히 내 꿈과 연관이 되었던 학과도 아니었고, 만족스러운 성적이 아니었기에 사회에서 대학교로 이득을 볼만한 상황도 아니었기에, 더욱 그랬을 수도 있다. 당시 음악을 하고 싶었던 꿈에 부풀어 있어 억지로 내 꿈을 '낮에는 공무원, 밤에는 밴드인' 따위로 타협했던 과거를 생각해보면 참. 






" 이번 주는 안 가도 괜찮지 않아요? " 

" 아니, 그래도 가야지요. " 


졸업을 하고 10년이 지나 새로이 다니는 학교 생활은 역시나 힘들지만, 정확히는 일과 공부를 병행해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 더욱 힘들게 느껴지긴 하지만. 확실히 학창 시절에 생각했던 개학과는 다른 기분이다. 뭐랄까, 조금 더 내가 깨어있는 기분? 그래도 무언가 내 꿈에 한 발짝 도움이 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기분? 사실 그럴싸하게 이야기한 거지 별 차이는 없겠다만 그냥 기분이라도 낼 수 있는 정도. 


분명히 내가, 우리가 다니는 학교는, 그곳에서 하는 공부는 시기가 다를 뿐이지 사실 비슷한데, 조금 나이가 들어 공부를 하는 사람들을 세상은 '만학도'라고 부르며, 진취적이고 삶을 능동적으로 사는 사람으로 포장해준다. 왜 그때는 그런 마음으로 학교를 다니지 못했을까. 사회인들이 입버릇처럼 "이렇게 했으면 서울대 갔을 거야."라는 말은 과장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런 기분을 어깨에 달고나니 조금의 설렘이 마음에 일었다. 새로운 과목들의 강의실을 확인하면서, 한 학기도 좋은 분들과 좋은 시간들도 기대해보며 끄적거리고, 학생들이 슬슬 하교할 시간. 늦은 등교 준비를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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