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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도그린 Feb 07. 2019

파리의 달팽이 요리 : 취향과 선입견 그 사이에서

나는 맛집러가 아니다.

여행에서도 음식은 리스트 맨 아래에 있다.

그러다보니 미식가들의 천국이라는 파리 여행에서도 먹는 것에는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아마 전날 유명하다고 해서 찾아간 크로아상과 마카롱의 맛이 비싼 가격에 비해 극히 평범 이하인데에 대한 실망도 어느정도 작용했다)


그런데 달... 달팽이 요리라니.....

같은 숙소에 묵고 있던 동생이 달팽이 요리를 먹으러 가자고 한다. 처음에는 그냥 지나가는 말이거니 했는데...

사실 나는 생선도 징그럽고 비린내 난다는 이유로 육식만 고수해온 사람이다.

며칠동안 달팽이 요리 얘기를 꺼내는 숙소 동생의 이야기가 오늘은 왠지 다르게 들린다. 음... 동생이 꽤 먹고 싶었나 보다. 달팽이? 그래 뭐 에잇 어때 함 먹어보지 뭐


......... 세상에 이런 맛이 존.재.하다니!!

따뜻하게 구워진 쫄깃한 달팽이 안 초록색 양념의 맛이(적절한 양의 버터와 올리브유, 바질 같은 것이 믹스된 듯 했다) 고소하면서 짭잘하면서... 와 기가 막혔다.

이거 고기보다 훨씬 맛있다.

처음 먹어보는 거라 에피타이저로 하나 시켜서 나눠 먹었는데... 결국 다음날 점심에 또 와서 각각 하나씩 시키고 그것도 모자라 하나 더 시켜서 먹었다. (남은 양념은 바게트 빵에 싹싹 다 발라 먹었다)


나는 여행중에 음식에 시간을 할애하고 싶지 않아, 그건 내 여행스타일이 아니라고. 거기다 난 징그러운 거 못먹어 라며 고집스럽게 내 취향만 밀어붙였다면 아마 이 세상에 내가 접해보니 못한 새로운 맛이 있다는 것을 평생 몰랐을 것이고 내가 맞았다고 착각하며 살았을 것이다.


취향은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준다. 취향을 갖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 취향은 나의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진다. 그러니 내 취향이야 라는 말에 갇혀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않는다면 나의 모습과 생각은 과거에 고인채로 정체되어있을 것이다.

Just do it. why not


17 Rue Scribe, 75009 Paris, Fr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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