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도그린 Jul 27. 2019

핫도그 같은 행복

행복의 기술 : 인지하는 만큼 행복해지게 됨

 오늘도 역시 평일 오전 11시 30분 0.1초가 지나기 무섭게 도망치듯 사무실을 후다닥 빠져나왔다. (사실 0.1초가 지난것도 무지 아깝다. 아 내 소중한 자유시간이여!)


 괜찮은 책이 없나 교보문고를 몇바퀴 도니 어느덧 출출해진다. 바깥으로 나와 먹을거리를 둘러보는데 핫도그가 눈에 띈다. 거참 아무리 그냥 지나칠려고 해도 너무 맛있게 보인다. 호떡 전문매장이라 메뉴판에는 온갖 종류의 호떡이 그득한데 그 와중에 조용히 한켠에 놓여있는 핫도그에 눈이 가다니. 나도 참.... 너 뭐니

결국 동료에게 전화를 걸어 점심으로 핫도그 먹자고 말을 건넸다. (밥도 아니고 샌드위치도 아닌 핫도그라니... 왠지 좀 민망했다.)


핫도그 2개 주세요!

컥 이거 뭐지?!  핫도그가 너무 맛있다. 갓 잡아온 해산물마냥 싱싱하게 바삭거리는 빵껍질 안으로 육즙미 가득한 소세지의 풍미에 내 머릿속은 갖은 폭죽을 터뜨리며 이미 현란한 축제를 시작하고 있었다.


  이 요망한 핫도그 같으니라고!  


  어느새 점심시간이 10분밖에 남지 않았다. 옆에 앉아있던 동료도 어느새 하나를 뚝딱 해치우고  아쉬움에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에잇 몰라, 추가주문이다.  여기 핫도그 2개 추가요! 얼마남지 않은 점심시간, 밖에는 비가 보슬보슬 내리고 있었다. 시간을 보니 회사까진 달려가야겠는데, 그 와중에 핫도그는 더 먹어야겠고, 결국 여유롭게 우산을 쓰고 가는 거는 포기하고(이 한몸은 비에 젖더라도 먹어야겠다는 강한 의지) 설탕마냥 흩뿌려져 내린 비에 젖은 핫도그를 베어물며 사무실로 내달렸다...

행복했다.

그동안 내가 핫도그를 먹은 적이 정말 없었었나 싶을 정도로, 처음으로 이게 핫도그구나 음미하는 순간이었다.



행복하고 싶다면서,
행복을 얼마나 ‘인지’ 하며 살고 있나요


요즘 나의 내면을 깊숙히 파고든 질문이 있다.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오늘은 핫도그에서 그 답을 찾는다.


•가끔은 이성보다는 마음이 따르는 선택을 할 것.  

•일상적인 것에서도 즐거움을 찾으려는 행복레이

    더를 갖출 것.


호떡집에서 나를 부르는 핫도그님을 외면하지 않고, 역시 비오는 날에 먹으니까 더 맛있는걸 하며 즐거워 한 통에 회사에서의 남은 오후가 덜 힘들었다.

확실히, 행복을 인지하고 살아가면, 행복감을 더 자주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별책부록

원래 많이 먹은 사람들이 아닌가 싶겠지만, (물론 나는 제외다. 이 편식쟁이는 고기와 디저트에 특화된 위대한 식객이다...) 다만, 같이 간 동료는 한끼를 샐러드만 먹어도 만족해하는 소식가인데 (광화문에서 워너비 몸매의 여성을 발견한다면, 그녀라고 생각해도 좋다.) 그런 그녀가 시간만 더 있었으면 3개 반까지 먹을 수 있겠어! 라고 말하며 아쉬워 할 정도였으니, 맛은 보장한다. 다음에는 시원한 맥주와 함께!


이전 06화 참새에게 쫒겨서 그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