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도sido Feb 27. 2021

나의 친구들에게

강해지지 않아도 돼

버티고선 두 다리를 접고

소리 내 울어도 돼


난 수록되지 않은 일기들을

우편으로 부칠게

머리카락처럼 얇디얇은 가닥들이

우리들을 단단히 엮을 수 있어


우리들은 단지 조각일 뿐이라고

난 그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야


유리조각

비닐조각

플라스틱 조각

그저 한입거리


네가 환히 웃는 동안

나는 엉엉 울어도 되고

기쁨의 트위스트 속에서

초상집을 차릴게

눈물이 넘쳐흐르는 초상집

그 속에서도 누구는 춤을 출 거야

너와 나는 함께 노래를 고를 수도 있겠지

우리만의 플레이 리-스트


세상이 터뜨리는 폭죽에 놀란 얼굴로 붉은 뺨을 쥐고 나를 돌아봐 나는 너에게 말해줄 거야

우리는 조각일 뿐이야

계속해서 말해 줄 거야


아름답지 않아도 돼

빛이나지 않아도 돼

희망 없이도 무사한 새벽이 있어


억지로 웃지 않아도 괜찮은 얼굴을 하고 이리저리 헤매면서

우리는 더 작은 조각으로

더 더 작은 조각으로


그래도 괜찮아

내가 말해줄 거야


반짝이지 않아도 근사한 별이 있어




매거진의 이전글 누군가 당위를 물을 때에 나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