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마음을 더듬어 보는 것은
언제나 쉽지 않아
철썩이며 부딪고
도달했다가
다시 멀어지는 일
그런 일을 수백 수만번 반복하다
횟수를 셀 수 없을 만큼
아득해지는 일
가장 먼 곳에서 바람을 품고
가장 가까운 곳에서 세차게 부서지는 일
그런 일을 매일 반복하다가도
지치지 않는
파도의 마음일까
바다의 마음일까
그렇게 철썩대는 것 말야
아주 조용하게 요란한 것 말야
대답이 돌아오지 않는 질문에도
매일을 반복하는 일
어느 날엔 잘 다듬은 조약돌을 던지고 떠났지
어느 밤엔 고기잡이 배와 함께 돌아왔고
그렇게 머물 곳 없이 철썩대면
어딘가 크게 상하지 않는 걸까
끊임없이 부서지는 일이
괜찮을 수도 있는 걸까
파도에게 마음을 물어보는 것은
언제나 소용이 없지
나도 조용히 조약돌을 남기고 떠나왔어
이제 나는
부서져도 좋은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