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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도sido Apr 18. 2021

바다의 마음

바다의 마음을 더듬어 보는 것은

언제나 쉽지 않아

철썩이며 부딪고

도달했다가

다시 멀어지는 일


그런 일을 수백 수만번 반복하다

횟수를 셀 수 없을 만큼

아득해지는 일




가장 먼 곳에서 바람을 품고

가장 가까운 곳에서 세차게 부서지는 일


그런 일을 매일 반복하다가도

지치지 않는




파도의 마음일까

바다의 마음일까

그렇게 철썩대는 것 말야


아주 조용하게 요란한 것 말야




대답이 돌아오지 않는 질문에도

매일을 반복하는 일

어느 날엔 잘 다듬은 조약돌을 던지고 떠났지

어느 밤엔 고기잡이 배와 함께 돌아왔고




그렇게 머물 곳 없이 철썩대면

어딘가 크게 상하지 않는 걸까

끊임없이 부서지는 일이

괜찮을 수도 있는 걸까


파도에게 마음을 물어보는 것은

언제나 소용이 없지

나도 조용히 조약돌을 남기고 떠나왔어




이제 나는

부서져도 좋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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