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있잖아
시간을 가로지르는 구름을
자유롭게 헤엄치는 꿈을 꿔
우리에겐 아직 그런 능력이 없지 않니
지나쳐야 할 것들을 쉽게 지나치는 것
사랑해야 할 것들을 한눈에 알아보는 것
자유로운 꿈속에서 어떤 얼굴을
마주친 것도 같아서
하지만 그 얼굴을 영영
다신 기억해내지 못할 것만 같아서
구름을 원망하기도 해
나는 아직 지나칠 준비가 되지 않았어!
크게 소리치고 싶어도
내 목소리는 영영 들리지 않아
구름에겐 귀가 없댔거든
가끔은 있지
내가 원망하는 게
구름이 아니라 자유로움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어
자유는 쉽게 떠날 수 있다는 말이잖아
붙잡지 않고 놓아준다는 뜻이잖아
그래서 그런가
나는 어쩐지 아주 자유로운 꿈을 꾸면서도
자꾸 눈물을 흘리게 돼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그 얼굴도
지금 쯤 나를 떠올리고 있을까?
내 얼굴이 너무 희미해서
자유를 미워해본 적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