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자꾸 끝으로,
끝으로만 걸었다
네가 보고 싶은 건 뭐야?
절래, 고개를 저으며
말하고 싶은 건 뭐야?
너는 말없이 걸었고
나는 너의 뒤를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바라보고 싶은 건 너의 뒷모습은 아니야
그렇게 말할 수도 없었다
네가 더 끝으로 향하는 동안
난 너의 소매춤을 잡아당겼다
상상 속에서만
네가 사라지지 않도록
영영 없어지지 않도록
끝이라는 건 무시무시하고 섬뜩해
내가 보고 싶은 게 너의 뒷모습은 아니지만
그것 만이라도
그것뿐이래도
절벽이라 소리치는 목소리 없이도
너는 항상
아슬아슬
외줄 타기를 했다
감히 안녕을 바랄까
내가 감히,
내가 뭐라고
내가 보고 싶은 건 너의 뒷모습이 아니었지만
끝이라는 건 섬뜩해서
나는 삼킬 수밖에
마음이든
말이든
꿀떡꿀떡.
내가 계속해서 뭔가를 삼켜야 했던 때
희망 비스무리한게 자꾸만 우리를 할퀴어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