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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도sido May 01. 2021

너와 절벽

너는 자꾸 끝으로,

끝으로만 걸었다

네가 보고 싶은 건 뭐야?


절래, 고개를 저으며

말하고 싶은 건 뭐야?

너는 말없이 걸었고

나는 너의 뒤를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바라보고 싶은 건 너의 뒷모습은 아니야

그렇게 말할 수도 없었다




네가 더 끝으로 향하는 동안

난 너의 소매춤을 잡아당겼다

상상 속에서만

네가 사라지지 않도록

영영 없어지지 않도록

끝이라는 건 무시무시하고 섬뜩해


내가 보고 싶은 게 너의 뒷모습은 아니지만

그것 만이라도

그것뿐이래도


절벽이라 소리치는 목소리 없이도

너는 항상

아슬아슬

외줄 타기를 했다



감히 안녕을 바랄까

내가 감히,

내가 뭐라고



내가 보고 싶은 건 너의 뒷모습이 아니었지만

끝이라는 건 섬뜩해서

나는 삼킬 수밖에

마음이든

말이든


꿀떡꿀떡.

내가 계속해서 뭔가를 삼켜야 했던 때

희망 비스무리한게 자꾸만 우리를 할퀴어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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